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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는 게 가장 쉬웠어요" 회화 본질을 추구하는 4인 이화익갤러리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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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5.05.14 10:32:49

▲김현정, '하얀'. 캔버스에 오일, 60.6 x 72.7cm, 2014.

(CNB저널=왕진오 기자) 뉴미디어와 설치미술 그리고 형이상학적인 표현을 통해 개념을 이해하라고 강요하는 작업 등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던 회화가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화랑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순수하게 그리기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인기와 유행을 따르지 않고 가장 기본이 되는 회화의 영역을 놓지 않고 지루할 만큼 오랜 붓질을 계속하고 있기도 하다. 

회화 중에서도 풍경 작업을 하는 김현정, 이만나, 이현호, 이호인 4인은 일상적 주변 풍경을 묘사한다. 각자의 개성과 감각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는 이들의 작품이 '일상그리기 4인 4색'이라는 타이틀로 5월 13∼30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 전시된다.

전시를 꾸민 이화익갤러리 김동현 큐레이터는 "순수한 태도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회화의 오랜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 미술 장르의 기본인 그리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만나, '눈 성'. 캔버스에 오일, 393 x 162cm, 2013.

김현정(33) 작가는 레지던시에서 작업하던 중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주목했다. 우리가 매일 지나다니며 보는 흔한 나무, 건물 등 일상 풍경이 작가의 캔버스로 옮겨졌다. 그려지는 대상과의 호흡을 느껴야 비로소 그것을 화면에 옮길 수 있다는 김현정은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끌지는 않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숨쉬는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준다.

"인기를 끄는 장르 대신에 회화에 주목한 것은 회화가 말을 하는 매체가 아니라 감성을 전달하는 매체라는 점에주목했기 때문이다. 풍경에 감성을 몰입하고 노력하는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회화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이호인, '눈오던 날'. 캔버스에 오일, 130.3 x 193.8cm, 2015.

이만나(44) 작가는 이른 새벽 주택가 뒤편의 산책길이 가로등 불빛을 머금고 희미한 듯 몽환적인 상태로 있는 모습을 화면에 옮겨 놓았다. 익숙한 장면이기에 잊혀진 공간은 작가의 붓질로 새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호인(35) 작가의 화면에는 제주도에서 1년여 생활하면서 마주한 한라산과 제주도 이곳저곳의 자연 풍경이 담겨 있다. 눈 내린 밭에 노니는 노루, 한라산에서 마주한 일출의 모습 등이다.

▲이현호, '옆차도'. 한지에 채색, 130 x 162cm, 2014.


이현호(30)의 작품에는 작가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바라본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아파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나무를 오랜 붓질로 살려 놓았다. 그는 자연스러운 주변 일상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 곳이 바로 자신의 작업 대상이 되는 점에 주목하고, 틈틈이 종이에 그려온 드로잉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무엇인가를 그린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기본적인 욕구다. 그리는 대상은 시대와 세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지나치던 익숙한 일상을 새 감각으로 화면에 옮긴다는 것은 이 시대 화가의 숙명적인 과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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