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80년 만에 공개되는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 '제주실경 12폭', '백자유개호' 등 문화재급 고미술품 19점이 서울옥션이 5월 31일 진행하는 제15회 홍콩경매에 출품된다.
서울옥션이 2008년 홍콩경매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이번 경매에 고미술품이 홍콩 시장에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번 홍콩 경매에 출품되는 추정가 3억∼5억 원의 제주 실경 12폭은 미국에 거주하는 개인 소장가가 위탁한 작품이다. 귀중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명월진, 백록담, 별방진, 산방, 서귀진 등 제주 지역 12곳의 지도가 그려져 있고, 각 지도 위에는 지형에 대해 상세히 기록됐다.
현재 보물 제652-6호로 지정돼 국립제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탐라순력도'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보 261호로 지정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백자호'와 형태가 유사한 '백자유개호'가 추정가 2억 1000만∼3억 5000만 원에 나온다.
몸체에 문영 장식이 없는 16세기 백자의 대표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백자유개호는 조선 초기 백자 기술의 우수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추정가 9억 8000만∼14억 원에 출품되는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는 8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1939년 문명상회 이희섭이 조선총독부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한국 고미술 전람회에 출품됐던 유물이다. 당시 개최한 '조선공예전람회' 도록에 이 작품이 실려 있다.
일제 감정기 당시 일본의 우리 문화재 약탈로 많은 유물들이 해외로 유출되었는데, 문명상회가 일본으로 반출한 문화재는 전람회에 진열한 것만 1만 4516점 정도로 파악되며, 그 외에도 수 많은 고미술품을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해외 소장 한국 미술품이 거래되던 크리스티 뉴욕 한국 고미술 파트가 최근 없어지면서, 해외에 있는 한국 고미술품 소장자들이 작품 판매를 할 수 있는 경로가 없어졌다.
이번 홍콩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모두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소장돼 왔던 작품으로, 이번 경매는 해외 소장 한국 고미술품이 국내로 환수되는 효과는 물론 한국 미술의 가치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서울옥션의 제15회 홍콩경매는 근현대 미술품 78점, 95억 원, 고미술품 19점 약 30억 원, 총 97점 125억 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5월 16∼24일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프리뷰 전시를 거쳐 5월 31일 오후 6시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 Salon & Residence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