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지원 ③ SK그룹]베이비프렌즈 “아내 육아고통 보며 창업 결심”
류민희 대표 인터뷰
▲베이비프렌즈 류민희 대표. 사진 = SK텔레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진우 기자) 2013년 9월초 안드로이드 구글 마켓에 새롭게 선보인 육아 애플리케이션(앱) ‘베이비프렌즈(BabyFriends)’는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엄마들이 나눈 대화수가 2만 건에 달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베이비프렌즈는 또래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으로, 아기 개월 수, 성별, 사는 곳 등 회원가입 시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기 엄마들 순서로 대화 상대를 찾아준다.
이 앱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급하게 아기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아기가 열이 날 때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이유식 내용물은 언제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등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SK텔레콤 ‘브라보 리스타트’ 3기에서 선정된 류민희 베이비프렌즈 대표(36)는 “아내가 육아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베이비 프렌즈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류 대표와의 일문일답.
- ‘베이비프렌즈’는 어떤 기업인가?
“베이비프렌즈는 행복한 엄마들의 삶을 만들어보고자 0세부터 13세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 엄마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다.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뿐 아니라, 회사의 문화 역시도 아빠,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오전 10시~오후 5시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엄마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창업 배경은?
“결혼 후 아기가 태어나면서 아내가 강도 높은 육아 스트레스를 겪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육아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됐다. 이후 다방면의 조사를 통해 국내 엄마들 중 85%가 육아 스트레스 탓에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것이 문제의식으로 발전했으며,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 회사의 목표는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가?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회사는 ‘엄마들의 행복한 삶’ 실현을 목표로 한다. 아직은 국내 엄마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지만, 전 세계 엄마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도록 만들어 나가는 게 우리 목표다.
베이비프렌즈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치료의 한 방식인 그룹테라피(Group Therapy)를 IT 기술과 접목했다. 그래서 엄마들이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솔루션이다.”
- 향후 발전 방향 및 비전이 있다면?
“지금은 베이비프렌즈가 사용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가치를 증명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구체적인 발전 방향이나 비전에 대해 크게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수많은 아기 엄마들이 베이비프렌즈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랑해준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향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이비프렌즈 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 창업 및 사업화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실 아기가 막 태어난 상황에서 창업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웠다. 이제 막 아이가 태어났는데 아빠가 창업을 하겠다니 아내가 정말 많이 걱정하며 만류했었다. 하지만 창업 아이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오랜 설득 끝에 아내가 수락했고,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베이비프렌즈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로서 가장 많은 피드백을 주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바로 아내다.”
- 사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나?
“현재 우리가 풀어 나가고 있는 문제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분야에 눈에 띄는 스타트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회사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모습에 IDG 벤처스 코리아 이희우 대표와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엔젤 투자를 해줬고, 우리의 노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 창업을 꿈꾸는 예비 청년 창업자에게 선도자로서 조언 한마디 한다면?
“실패할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천천히 꾸준하게 하다보면 언젠가 여러분이 기다리는 그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다. 처음부터 단번에 에베레스트를 오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시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베이비프렌즈는 그 동안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서만 베타서비스를 진행했지만, 6월 중으로 새롭게 리뉴얼 된 버전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버전으로 런칭될 예정이다. 실시간 대화 기능과 그룹 기능이 추가된 신규 버전은 베타기간 동안 사용자의 요구가 적극 반영된 기능들을 선보이며, 앞으로 새로운 분야의 메신저 기반 플랫폼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SK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하는 일
SK그룹이 창조경제를 현실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센터)는 대전 지역의 창업기업과 인재들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과 개인 등 경제주체들 간에 다양한 연계와 협업을 통해 지역 전략산업 분야의 중소기업 성장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지역 특화 산업에 대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기술개발과 자금 지원,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시장 진출까지 지원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다.
센터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내 경제단체는 물론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지원을 하고 있으며, SK그룹도 센터에 대해 멘토링과 컨설팅부터 창업 자금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한다.
먼저 SK는 센터에 연구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마련함으로써, 센터에 입주한 기업과 창업자들이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 중인 시제품을 제작해볼 수 있는 ‘Prototyping Room’, 혁신적 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Design Thinking Lounge’, 다양한 강연이나 설명회를 위한 교육장인 ‘Lecture Room’,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Mobile Testbed’ 등이 그것이다.
또한 센터에 입주하는 기업 및 창업자는 1팀 당 2000만 원의 창업 준비금과 함께 SK그룹 내 다양한 분야의 전문 멘토로부터 창업에 대한 멘토링과 컨설팅을 지원받고,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더불어 SK텔레콤의 미국 현지법인인 이노파트너스(InnoPartners)와 글로벌 창업기획사 ‘랩 9(Lab IX)’을 통해 실리콘밸리에서 1개 기업 및 창업자 당 최대 250만 달러씩 추가로 창업보육 및 투자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처럼 SK그룹의 ICT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센터와 창업 기업 지원 사업이 지난해 9월 첫 발걸음을 내딛고 대전 지역의 창업 기업 성공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다른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나타날 성과와 더불어 향후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