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갤러리는 3월 23일~4월 22일 한국화가 석철주의 개인전 ‘Four Seasons(사계절)’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년 8월 다섯 갤러리의 공동 주최로 고려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을 다시 한 번 선보이는 자리다.
석철주는 아크릴 물감과 에어건(공기압을 이용해 도료를 착색하는 도구) 등 서양의 재료와 도구를 사용하지만 한국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묘한 색감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신작 시리즈 ‘신몽유도원도’를 중심으로 15여 점의 대작을 볼 수 있다.
'신몽유도원도' 시리즈는 아스라이 안개가 낀듯 한 꿈속의 전경을 고운 색감으로 표현한 풍경화다. 강한 기운과 온화한 성격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림 안의 산자락은 강한 색의 밑바탕 위에 흰색 물감을 공기의 느낌이 나도록 부드럽게 도포한 뒤 붓으로 힘차게 그려낸 것이다.
또한, 미묘한 색감으로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표현하고 화면을 보일 듯 말 듯 한 촘촘한 망(그물) 같은 이미지로 마무리했다. 작가는 이러한 망 구조에 대해 "현대의 네트워크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자연의 에너지를 가진 검은 풀들의 흔들거리는 움직임을 담은 ‘자연의 기억’, 항아리, 독, 버선, 실패 등 추억 속의 사물들로 한국의 어머니 상을 은유한 ‘생활일기’ 시리즈 등이 함께 전시된다.
갤러리 측은 신몽유도원도 시리즈가 “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시대를 감싸 안는 치유의 힘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며, “여백이 자아내는 깊이감과 자연에서 온 듯한 고운 색감은 서양화가 결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