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작가의 열정을 응원하는 장이 펼쳐진다. 갤러리 퍼플 스튜디오가 ‘아트 내비게이터(Art Navigator)’전을 4월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퍼플 스튜디오 2기 입주 작가인 강선미, 경현수, 김성윤, 김세중, 김태동, 민성식, 유의정, 이창원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2013년 1기 입주 작가들에 이은 두 번째 입주 작가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가 눈길을 끄는 건 신진 작가 후원의 뜻이 모인 장이기 때문. (주)벤타코리아와 경기문화재단은 갤러리 퍼플 스튜디오와 후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을 통해 후원자가 지정 작가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후원해 작가의 창작 활동을 돕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갤러리 퍼플 측은 “후원 기업 또는 개인은 작가의 창작 활동과 전시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예술적인 교류를 나누고 작가에게 소정의 작품을 선물로 받는다. 작가는 매월 안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남양주 시의 차상위계층 청소년 중 미술에 소질이 있는 멘티들에게 무상으로 멘토링 수업을 하며 후원의 선순환을 실행한다. 갤러리 퍼플 측은 “예술 후원의 선순환을 통해 결과적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기쁨을 느끼고 서로 교류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번 ‘아트 내비게이터’ 전시 또한 그런 취지에서 마련됐다.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미술의 지표를 제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라인 드로잉-사진 및 도예 작업까지
2기 작가 8인의 개성 담은 작업 전시
전시에는 여덟 작가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강선미는 벽과 라인 테이프를 매체로 삼아 장소와 공간에 대해 연구하는 작가다. 공간 속 흰 벽에 라인 테이프로 그려지는 라인 드로잉 작업은 장소 특정적인 작품이자, 관람객들로 하여금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예술로 다가온다.
경현수는 구글어스에서 바라본 길의 모양을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그린다. 이 이미지들을 무작위로 변형시켜 캔버스 위에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작가만의 강렬한 색채와 우연이 만들어낸 조형적 요소로 구성된 추상 회화는 색다른 길의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김성윤에게 그림이란 자기가 본 것을 그리고, 남과 다른 차이를 캔버스에 기입하는 과정이다. 견고한 집을 짓는 것이 아닌, 그림을 통해 배우고 이런 배움을 지속하기 위해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임을 그는 이번 전시에서 고백한다.
김세중은 기성의 오브제와 페인팅의 결합을 보여준다. 자신만의 감각으로 만든 작품 속에서 여러 각도의 빛, 관객의 움직임, 공기의 흐름, 그림자의 배치 등에 의한 새로운 공간들의 재탄생을 유도한다.
도시의 한 지역을 탐험하듯 배회하며 마주친 풍경들과 인물들을 담아내는 사진작가 김태동은 이번 전시에서도 도시 풍경을 보여준다. 도시의 틈새 속에서 만나는 도시의 낯선 모습, 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민성식은 인류 문명의 산물들인 건축물, 자동차, 배 등의 소재로 면의 공간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전통적인 구도를 벗어나, 여러 개의 사선으로 이뤄진 불안정인 구도에 흔히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조합한 시선이 돋보인다.
유의정은 도예를 바탕으로 현시대의 모순적인 상황을 이야기한다. 동시대가 추구하는 동서양의 수많은 엠블럼(문장)을 차용한 위트 있는 작업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이창원은 신문 속 이미지, 찻잎, 폐품 같은 익숙한 재료와 함께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대상의 본질에 물음을 던지는 작업을 선보인다. 재료의 실제 이미지는 숨겨지고, 빛과 그림자를 통해 작가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우리가 아는 본질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갤러리 퍼플 측은 “실력 있고 개성 있는 작가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미술의 실험성을 만끽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갤러리 퍼플 스튜디오에서 4월 1일~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