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리안갤러리는 5월 12일~6월 30일 현 시대의 이슈를 이야기하는 작가 박종규의 개인전 ‘Maze of Onlookers(구경꾼의 미궁)'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종규의 근작들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시리즈인 ‘Maze of Onlookers’를 선보인다. CCTV를 사용한 비디오 영상 구조물 설치 작업으로서, 감시하고 감시받는 관계들이 얽힌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시각적으로 체험해보는 계기를 제시한다.
총 21대의 TV 모니터와 영상 스크린은 갤러리의 곳곳에 설치된 CCTV로 촬영한 관람객의 모습을 시간차를 두고 상영한다. 관람객들은 잠시 전의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무수히 많은 장소에서 무심결에 찍혔을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갤러리 측은 “이 영상들을 직접 마주하는 순간 감시 사회 안에 있는 것 같은 공포심이 느껴질 수도, 혹은 피사체로서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이 익숙할 수도 있다”고 전한다.
더불어 “과거와 현재의 나를 하나의 시공간에서 객관화된 피사체로 바라보는 체험은 시간과 존재에 대한 가볍지 않은 철학적 질문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선보이는 픽셀을 변형하여 만든 선 작업과 점 작업 회화, 이를 확장한 조각 및 영상 작업들은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 시대 환경의 조형적 표현이다.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의 경험이 현기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면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된 것”이라고 밝혔다. “서로가 보고 보이고, 감시하고 감시당하고, 탐닉하고 탐닉 당하는 등 다층적으로 얽히고설킨 미궁 같은 매트릭스에 대한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매트릭스(matrix): 원래 뜻은 자궁, 모체, 행렬이지만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 로맨서’에서 처음 등장해, 영화 '매트릭스'에서 사용된 이후 이 단어는 사이버 공간(인위적으로 창조된 가상공간)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고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