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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이슈] 러버덕 헤엄치던 석촌호수에 이번엔 슈퍼문이!

공공미술작가 프렌즈위드유, 세계 최초로 한국서 슈퍼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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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09.02 17:53:11

▲잠실 석촌호수에 뜬 '슈퍼문' 앞에서 미국 출신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가 함박 웃음을 지었다.(사진=에비뉴엘 아트홀)

(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14년 잠실 석촌호수가 사람들로 북적댔다. 노란색의 귀여운 러버덕을 보러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것. 네덜란드 작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이 전 세계를 돌며 선보인 러버덕이 석촌호수를 방문했고, 이름처럼 러버덕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년이 지나 2016년, 러버덕이 떠난 자리에 이번엔 하늘의 달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미국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FriendswithYou)가 세계 최초로 슈퍼문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선보인다.


▲롯데월드타워 지하 1층에 설치된 '슈퍼문' 조형물. 은은한 미소를 띤 모습이 발걸음을 세운다.(사진=김금영 기자)

롯데백화점, 롯데월드타워, 송파구청이 주최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약 1년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쳤다. 지름 20미터의 초대형 달이 호수 위를 부유하며 사람들을 만난다. 이 달 곁에 8개의 행성들이 함께 설치돼 호수 어떤 곳에서 보던지 새로운 모습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이 슈퍼문은 또 일몰 1시간 전(오후 6시 즈음)부터 오후 10시까지 형형색색 색깔의 변화를 보이는 ‘컬러 나이트(Color Night)’를 진행하며 사람들을 반짝반짝 비출 예정이다.


슈퍼문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잠실점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150평 규모의 연계전시가 열린다. 이 공간에는 장막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밝게 빛을 발하는 축소 버전의 슈퍼문이 자리를 지킨다. 그리고 지하 1층에는 슈퍼문 조형물이 설치되고, 지상 1층에는 클라우드 바운스 하우스가 마련된다. 석촌호수에는 슈퍼문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아트샵이 설치되며, 주말에는 슈퍼문 프렌즈들이 나타나 이벤트를 진행한다.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는 프렌즈위드유의 그간의 작업과 이번 슈퍼문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사진=김금영 기자)

이 슈퍼문을 구현한 프렌즈위드유가 한국을 방문했다. 프렌즈위드유는 사무엘 복슨과 아르투로 산도발로 구성된 미국 출신의 아티스트 듀오다. 2002년부터 마법, 행운, 우정에 관한 공공미술을 펼치며 긍정의 메시지를 전파해 왔다. 프렌즈위드유의 작품은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 페로탱 갤러리,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등에 전시됐고, 마이애미 컨템포러리 미술관, 고들만 패밀리 컬렉션, 몽블랑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이들의 작업은 화려한 색감과 귀여운 형태가 특징이다. 2006년 마이애미 아트바젤에서 선보인 ‘하늘 산책자들’은 뾰족한 코 모양의 풍선이 인상적이었고, 2010년 토론토 아트 페스티벌에는 마치 막대 사탕 같은 모양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밖에 2013년 마이애미 아트바젤, 2014년 뉴욕 하이라인 공원 등에서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작품들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달토끼 신화와 소원을 비는 달의 이야기가 슈퍼문에
“작품을 통해 모두 하나가 되자”고 외치는 프렌즈위드유


▲프렌즈위드유의 대표 작업들. '예술을 통해 하나가 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사진=에비뉴엘 아트홀)

형태는 다양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이야기는 같다. 바로 작품을 통해 모두 하나가 되는 것. 자신들의 그룹 이름과도 같다. 프렌즈(frinds) 위드(with) 유(you). 모두 친구가 돼 격 없이 예술을 즐기려는 태도다.


“사람들이 작품을 보면서 서로 교류를 하고 하나 되는 과정이 우리 작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예요. 작품을 부담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꼭 장난감 같은 귀여운 형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요. 그리고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때가 많아요. 이건 인간이 지닌 감정의 프리즘과도 같아요. 인간의 감정은 하나의 색깔로만 설명할 수 없죠. 그 수많은 감정들이 서로 오가는 과정이 작업에 펼쳐집니다.”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의 한 공간에 구현된 작은 형태의 슈퍼문. 실제로 물 위에 띄워져 있으며 물에 닿으면 반짝반짝 조명이 켜지는 조형물도 함께 자리를 지킨다.(사진=김금영 기자)

이 목적을 바탕으로 한국에는 슈퍼문을 구현했다. 시작은 한국의 풍습과 달토끼 신화였다. 프렌즈위드유는 각 나라의 문화와 성격에 맞는 작품을 구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화적 차이 또한 예술을 통해 하나로 융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2010년 토론토 아트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작업의 경우 힌두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업이었다. 한국에서는 달에 소원을 비는 풍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름달은 신비로운 대상이죠. 인류의 시작부터 달은 늘 함께 해 왔어요. 어떻게 달에 갈지 꾸준한 연구가 이어졌고, 결국 달에 첫발을 딛었죠. 지구의 일부와 같은 존재예요. 그런데 특히 한국의 달에 매료됐어요. 달을 보면서 행복을 빌고, 이 달에서 달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서양에서도 달에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어요. 거기서 공통점을 느끼는 동시에 한국만의 독창적인 달토끼 신화까지, 이 달을 주제로 작업을 해보면 흥미롭겠다는 의견이 모아졌죠.”


▲잠실 석촌호수의 슈퍼문을 보러 몰려든 사람들. 프렌즈위드유는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달을 지구에 끌어오는 작업을 펼쳤다.(사진=연합뉴스)

은은한 미소를 띤 슈퍼문은 어떤 힘든 이야기를 해도 묵묵히 들어줄 것 같다. 프렌즈위드유는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달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추석에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사람들이 올해는 슈퍼문 앞에서 소원을 비는 광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두운 곳을 환하게 비추는 달처럼 슈퍼문 프로젝트는 기부의 의미도 전하며 따뜻함을 더한다. 슈퍼문 프로젝트를 기념해 한정판으로 출시된 슈퍼문 달빛램프를 구매하면 수익금이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에 기부된다. 또한 슈퍼문, 소원성취 등의 해시태그를 걸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면 기부금이 증가한다.


▲슈퍼맨을 가운데 두고 익살스런 포즈를 지은 프렌즈위드유.(사진=김금영 기자)

하루하루가 각박한 세상. 매연에 하늘은 뿌옇고 별빛도 제대로 보기 힘든 현실이다. 이 가운데 프렌즈위드유는 슈퍼문을 지구에 구현하며 꿈과 희망의 빛을 보여주려 한다. 달빛으로 가득 찬 축제의 현장이다.


“힘든 일이 많은 세상에 여기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밝히는 데 집중했어요. 예술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내고 싶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리마인드 하고, 서로 교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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