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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경 작가, 지친 현대인의 '존재' 찾기

갤러리 도스서 첫 개인전 10월 26일~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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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10.18 19:24:18

▲김봉경, '희(喜)'. 비단에 채색, 142 x 295cm. 2016.

힐링, 저녁 있는 삶, 미움 받을 용기…. 이 단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지친 현대인의 심리를 반영한 말로, 현 시대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김봉경 작가는 "어떻게 사느냐"가 화두가 된 현 시대에 질문을 던진다. 김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이 무의미한 경쟁과 비교에 지쳐 있다는 반증"이라며 시대를 읽는다. 그리고 삶 속의 허무함을 극복하고, 내적인 정신에 충실한 인간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그림을 그린다. 지친 현실에서 긍정을 바라보려는 시도다.


김봉경 작가의 첫 개인전 '존재'가 10월 26일~11월 1일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작가는 끝없이 순환하는 생명의 생멸(生滅)로부터 한 인간이 삶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모습들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작가가 살핀 것은 과거의 역사, 신화, 종교다. 앞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고민은 무엇이었고, 그 고민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아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것.


▲김봉경, '홍곡(鴻鵠)'. 비단에 채색, 47 x 113.5cm. 2016.

초창기 작업은 힘든 자신의 내면을 치료하려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번 개인전에서는 개인에서 타인으로 눈을 돌리며, 보다 확대된 시각을 보여준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우는 3m 신작 '희(喜)'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여와를 바탕으로 그렸다.


김 작가는 "반은 여자이고, 반은 뱀인 여와는 최초로 인간을 만든 존재로 알려져 있다. 심심해서 자신과 비슷한 모양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인간이었고 그 존재는 여와를 '엄마'라고 불렀다. 여와는 이 말을 듣고 좋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신화는 단지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탄생을 기뻐했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 담긴 것"이라며 "그런데 요즘엔 화장실에 어린 아이의 시신을 유기하는 등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많이 낮아졌다. 이런 안타까움과, 생명 자체에 대한 기쁨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보인다. '홍곡(鴻鵠)'은 본래 중국 고사에서 큰 기러기와 고니라는 뜻으로, 포부가 원대하고 큰 인물을 이른다. '제비나 참새가 어찌 홍곡의 뜻을 알 수 있는가'는 말이 그림에서는 고래와 고등어로 표현됐다. 김 작가는 "자신의 야망이 세상과 맞지 않아 괴로움을 삭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심정을 표현하되,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새로운 재미를 주고 싶어 큰 고래와 그 옆에 작은 고등어를 그려 각각 기러기와 고니를 대체했다"고 말했다.


▲김봉경, '모정Ⅲ'. 비단에 채색, 23.8 x 16cm. 2015.

근작 '모정' 시리즈는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어미 고슴도치와 새끼 고슴도치가 함께 있는데, 이들은 서로를 지키는듯 꼭 붙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 작가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비단 위에 견본채색의 양식으로 작업한다. 그는 "그리고자 하는 소재들의 특성상, 섬세한 표현이 요구돼 일반적인 동양화 염료와 종이로는 작품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전부터 명말청초(明末淸初)에 활약했던 화가들의 섬세한 묘법과 일본 근대의 화가들이 보여준 채색기법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들이 보여준 기법의 장점을 절충해 내 나름의 화풍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삶의 허무함을 딛고 주체적이고 충만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며, 잊은 주체성과 자신의 존재, 그리고 거기에서 희망을 찾는 작가의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김봉경, '향단의 초상'. 비단에 채색, 43 x 23.5cm. 2016.

한편 김봉경 작가는 CNB미디어의 아트 전문 사이트 '다아트'(aaart.co.kr) 오픈 기념으로 진행된 제1회 CNB저널 커버 공모 당선 작가다.


작업과 관련된 자세한 인터뷰는 CNB저널 486호(http://weekly.cnbnews.com/news/article.html?no=118791)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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