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아트스페이스는 2016 코너아트스페이스 전시 공모의 당선 전시로 지민희 작가의 개인전 ‘수업의 제작’을 연다.
‘수업의 제작’전을 통해 지민희는 ‘수업이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이 질문은 가르치는 자의 지식 및 판단을 수동적으로 배우는 바보들이 양산되는 역설적인 교육현실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출발했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무엇을 배울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가르쳐 줄지 모르는 사람에게,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배우는 수업을 만들어 이를 역설한다.
청소년기에 제도 교육을 거부한 지 작가는 이후 독학을 비롯해 대안교육, 교육 통화를 이용한 상호 배움 교환, 동호회 활동, 공방 수업 등을 통해 주로 학교 시스템 밖에서 배움을 자기주도적으로 지속해 왔다. 작가에게 배움이란 여전히 목마르고 의문시되는 주제다.
이번 전시는 크게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로 구성된다. 작업 ‘선생님과 나’는 전시장 바닥을 채운 나무 바닥재에 작가가 쓴 텍스트를 새겨 설치했다. 그는 동시대 미술에 관한 레퍼런스를 끌어들이며 ‘설명자의 세계관이 지어내는 허구’를 보여준다. 작가가 바라본 수업이란 한마디로, 수업을 만드는 입장이 가진 ‘나는 알고 너는 모르므로 나는 말하고 너는 듣는다’는 의식이다.
전시 중 두 번 열리는 퍼포먼스 또한 중요한 비중을 맡는다. 10월 8일 오프닝에서 펼쳐진 ‘태극권’ 퍼포먼스와 10월 15일 ‘한시 낭독’ 퍼포먼스는 순천향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이자 공자아카데미 초대원장인 홍승직 교수가 진행한다. 각각 고대 중국에서 비롯된 수수께끼 같은 학습법을 엿보는 시간으로 관객들이 저마다 해석 혹은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을 야기하는 수업 퍼포먼스다.
이밖에도 KBS 박대기 기자의 낭독 퍼포먼스 영상 ‘고통의 위계’, 스페인 영화감독 아드리안 토마스 사밋과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장원철 교수와 함께 제작할 교육방송 패러디 퍼포먼스가 스크립트 형식으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