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의 추상적 아름다움이 문학적 상상력으로… 김태곤 개인전 '교차의 공간'
▲김태곤, '집'. 낚시줄, 채색 목구조, 200 x 41 x 70cm. 2008.
서울 가회동의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지오타(갤러리W가회)는 11월 30일~12월 13일 작가 김태곤의 개인전 ‘교차의 공간’을 연다.
김태곤은 부피와 무게로 인식되는 건축물 같은 오브제를 선재와 프레임을 사용한 건축물 형태의 조형물과 함께 공간감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각적 경험을 제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위한 방법으로써 인식과 감각의 교차점을 찾던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조금 더 서정적이고 문학적이다.
김태곤은 공간을 활용하거나 입체적인 작업을 주로 하지만, 평면 회화의 특징인 서사성을 적극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번 신작들은 시각 장애인들의 소통 기호인 점자가 작업의 근간이 된다.
작가에 따르면 점자는 나라마다 각각 고안한 법칙이 달라 마치 언어가 다른 것처럼 모두 다른 점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점자들 중에서도 선택된 영문 점자는 화폭에서 각각의 색과 의미 있어 보이는 형태들로 표현되며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점자는 주로 꽃 이름을 표현한 것이 대부분인데, 힌트인 제목을 인식하게 되면 점자의 형태와 그림에 표현된 색과 함께 꽃 이름이 가진 이야기와 꽃의 분위기 등을 상상할 수 있게 되는 신기한 작용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그림은 더 이상 막연한 추상화가 아닌 인상파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김태곤은 “만일 이 그림을 서예라고 한다면, 그 필체는 인상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호가 가진 추상적 아름다움의 발견이 문학적 상상력의 출발로 연결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비쳤다.
▲김태곤, 'Snow Adonis(스노우 아도니스)'. 캔버스에 아크릴, 100 x 65cm. 2015.
김연수 breezeme@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