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Turner Prize)의 수상자로 올해의 후보자 중 가장 어린 헬렌 마틴(Helen Marten, 31)이 선정됐다.
BBC 방송 등 영국 외신에 따르면 올해의 터너상은 지난 5일 ‘수수께끼 같은’ '시적인 퍼즐' 등의 수식어로 묘사되는 작업의 헬렌 마틴에게 수여됐다.
이번 터너상 전시에 헬렌 마틴은 면봉과 동전, 달걀, 당구 초크, 자전거 체인 등으로 만든 오브제를 포함한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마틴의 작업은 동시대의 일상을 담은 물건들부터 역사적이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까지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콜라주 같은 조각적 배열을 보여준다.
심사위원단은 마틴이 보여준 비범한 형식과 이질적인 재료 사용, 풍부한 레퍼런스에 의한 ‘복합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그의 작품은 추상의 경계에 맞닿아 있다”며 “그의 작품에 나타난 미결성에는 복합적인 줄기의 의미와 은유, 내러티브가 숨어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양한 재료들을 종잡을 수 없게 늘어놓은 그의 작품은 언론을 통해 모호하고 난해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헬렌 마틴은 직접 제작한 오브제와 일상적인 사물들을 끌어들인 설치 작업과 스크린 프린트, 글 작업을 통해 지난 몇 년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더욱이 터너상을 수상하기 불과 2주 전, 올해 처음 제정된 헵워스 조각상(Hepworth Prize for Sculpture)을 수상하는가 하면, 올해에만 터너상 전시와 헵워스 전시, 그리고 서펜타인 새클러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등 3개의 대형 전시를 소화하기도 했다.
한편, 헬렌 마틴은 앞서 수상한 제1회 헵워스상의 상금 3만 파운드(약 4400만 원)을 후보에 함께 오른 동료 작가들과 나누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BBC 라디오를 통해 ‘오늘날 예술상이 만든 계급적 위치’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수상한 터너상의 상금 2만 5000 파운드(약 3700만 원)도 함께 후보에 오른 작가들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트 미술관이 현대 미술이 이룬 새로운 발전에 공공적 논의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1984년 제정한 터너상은 매년 50세 미만의 영국에서 출생하거나 활동하는 작가 중 지난해 뛰어난 전시를 선보인 작가에게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