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은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진품이라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감정업체가 반박 기자회견을 열 계획을 밝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 화백 유족 등에 따르면 프랑스 감정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장 페니코 사장이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공개 설명회 겸 기자회견을 갖는다. 천 화백 유족 측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의 의뢰로 미인도 감정을 했고, 감정 결과 진품일 확률이 0.0002%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검찰 측은 뤼미에르의 감정 결과를 뒤엎었다. 검찰은 △미인도 소장 이력 조사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자문 결과 등을 종합한 결과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페니코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검찰에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미인도를 위작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중점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천 화백 유족과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측은 “검찰이 뤼미에르 광학연구소팀의 보고서를 묵살했다. 검찰은 과학 검증을 했다고 하나 DNA 검사 싶래, 웨이블릿 검사 결과로 아무 것도 밝힌 것이 없고, 적외선과 X선 검사 이외 이렇다 할 과학 검증을 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객관적 과학 검증 없이 안목감정, 소장 경위 확인, 위조범 권춘식 진술 등 주관적 요소에만 의존해 진품 판정을 했다는 것.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측은 자외선에서 적외선에 이르는 13개의 스펙트럼 필터와 특수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그림 1개당 1650개의 단층을 촬영해 이를 정밀 비교 분석 및 데이터를 도출해 작품 간의 차이점을 분석해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자료도 기자회견에서 밝힐 예정이다.
천 화백 유족 측은 “검찰은 과학적인 결과를 무시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편파적일 수 있는 사람의 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판정을 했다. 이런 결론 도출은 부부가 결혼해 자식을 낳았는데, 유전자 검사 결과 그 아버지의 자식이 아닌 것으로 나왔는데도 부인이 다른 남자와 관계한 일 없다는 진술에 의존해 친자(親子)가 맞다고 결론 내는 것과 같다”며 “기자회견에서 프랑스 감정팀이 단층분석과 작품비교방법, 미인도가 분명한 위작으로 판정된 과학적 이유를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