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토스트가 3월 10~28일 나인주 작가의 개인전 '오늘도 안녕하세요?'를 통해 인사를 건넨다.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나무(오브제)를 활용해 감성의 마을을 만들어낸다. 버려지거나 세월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나무를 통해 작품을 형상화한다.
특히 작가는 삶의 터전이었던 부산의 다양한 옛 마을의 모습을 형상화, 구획화해 눈길을 끈다. 작가의 기억 속 마을은 행정적 도시의 모습이 아니다. 잊고 살았던 우리네 삶의 모습, 따뜻하고 정이 넘쳤던 어린 시절의 소소한 행복을 저절로 떠오르게 한다.
또한 나무형상에는 12지기로 표현된 사람의 모습도 있다. 단순하게 남·여로 구분될 수 없는, 각자 지닌 다양한 성격과 관계를 유추하며, 사회 속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투영한다. 예를 들어 긴장하듯 손을 웅크린 강아지의 모습은, 자신감이 없는 현대인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힘내라고 쓰다듬어주고 싶은 모습이다. 아이스 스틱을 물고 어딘가를 응시하는 돼지, 그리고 그 돼지를 부러운 듯 바라보는 쥐는 국가의 경제력은 높아졌지만 그에 따라 심해진 빈부차를 나타낸다.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겼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이전 작품들이 멀리서 바라보는 마을 속 구성원의 전반적인 상호관계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하나하나 개체에 접근해 바라보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때로는 기쁘고 즐겁고 감사한 일들로, 때로는 슬프거나 허탈하거나 분노하는 일들로 매일매일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하며 살아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살아갈수록 세상은 거칠고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느낀다. 그래도 나는 그림을 통해 재미와 희망, 용기의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의도를 밝혔다.
갤러리토스트 측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 다양한 관계가 존재하는 '외형적 마을'의 표현에서 심화돼 도시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에 포커스를 맞췄다. 12지기로 표현된 사람들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좀 더 인간적으로 다가간다"고 밝혔다.
이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 속에 어제의 과거도 잊히는 요즘, 작가의 작품세계를 공유하며 스쳐 지나간 기억 속 유년기의 작은 집들과 따뜻했던 마을을 생각해볼 수 있는 감성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