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둘째 딸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천경자 코드’를 발간했다. 7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교수는 “천 화백의 ‘미인도’가 명백한 위작임을 말하는 책”이라 소개했다.
책은 ‘미인도 사건’의 경위를 짚는다. 조지타운대학교 미술과의 키에포 석좌교수가 연구팀을 꾸려 6개월 동안 미인도를 분석한 자료를 담았다. 책의 에필로그에서 김 교수는 “검찰과 국립현대미술관, 화랑계가 이해할 수 있는 진실과 해답을 요구한다”고 밝힌다. 또한 그는 “미인도는 위작 진위를 가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조악하다”며 미인도의 홍채, 인중, 입술, 스케치 선, 숟가락의 비밀을 책의 주요 챕터로 구성해 미인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또한 책을 통해 “위작 사건은 단순히 천재 화가에게 일어난 억울한 일이 아니다. 권력이 얼마든지 인권을 짓밟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인도’ 위작 논란은 천 화백이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된 ‘미인도’를 보고 “자식을 못 알아보는 부모도 있냐.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라며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무려 25년의 공방 끝에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미인도’를 천 화백이 그린 진품으로 발표했다. 이에 김 교수를 비롯한 유족이 항고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