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해저 시공전문업체 KT서브마린의 지분을 인수하며 해저케이블 사업 역량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LS전선은 최근 KT서브마린의 지분 16%를 인수했다. 업계에선 LS전선이 내년에 콜옵션을 행사해 최대 주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의 급성장에 맞춰 사업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저케이블 제조 역량이 뛰어난 LS전선과 시공 엔지니어링 기술, 선박 운영 능력이 탁월한 KT서브마린이 시너지효과를 내면 해외시장 수주 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LS전선은 현재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영국 북해 보레아스(Boreas) 풍력발전단지에 2400억 원 규모의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전선업체가 유럽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또 올 초 북미에선 3500억 원 규모의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대만에선 지난 3년간 총 8000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확보했다.
해상풍력발전사업 세계 1위인 덴마크의 오스테드(Orsted)와는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LS전선은 특히 미국 시장이 글로벌 해저케이블 사업을 가속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IRA가 해상풍력 산업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데다, 미국산 해저케이블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LS전선 입장에선 기회라는 의미다.
사업 확대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1년간 525kV HVDC 케이블 실증 시험에 성공했다. HVDC 케이블 중 최고 전압 제품으로, 기술장벽이 높아 LS전선을 포함한 소수 업체만 상용화에 성공했다. LS전선은 이로써 유럽·북미 등에서 진행하는 수조 원 규모의 HVDC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는 대부분 HVDC 케이블이 사용된다”며 “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확대로 10년 내 HVDC 케이블 시장이 연간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