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4.08.13 10:32:34
7월 1일 KT가 ‘ESG 보고서 2024’를 발간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점 어젠다를 ‘환경보전’과 ‘포용사회’로 정의하며 향후 방향성과 목표를 구체화했다. 관련해 최근 움직임이 눈에 띈다. KT는 이색 봉사활동, 디지털기기 과몰입 예방 캠페인, 장애의 벽을 뛰어 넘는 영화 상영회 등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3040 미혼 남녀 대상 특별한 봉사활동 ‘나눔솔로’
KT가 최근 특별한 봉사활동을 마련했다. 이름하야 ‘나눔솔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해 흥미를 자아낸다. 이번 행사는 KT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눔솔로는 광화문 인근 기업·기관의 3040 미혼 남녀가 대상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며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뜻 깊은 봉사활동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도 할 수 있는 장이다.
이번 행사에는 KT와 서울시청, 매일유업, 우리카드, LG생활건강 등 5개 기업·기관에 재직 중인 직장인 15명이 참여한다. KT는 지난 7월부터 본인 지원과 지인 추천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임직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나눔솔로는 최근 젊은 층이 선호하는 ‘촌캉스’ 콘셉트의 이색 봉사활동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8월 22일부터 2박 3일간 강화도에서 잡초 제거, 해변 환경 정화 등의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 사회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아름다운 강화도 풍경 속에서 진행되는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도 가질 계획이다.
‘디지털 인재’ 장학금 지원하고 세미나 열고
봉사활동과 더불어 디지털 인재 발굴 및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에 방향을 맞춘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
이 일환으로 KT는 7월 31일 KT판교사옥에서 ‘KT 디지털 인재 장학금’ 수혜자 60여 명을 초대해 ‘AICT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디지털 인재 장학생들은 AI(인공지능) 인재로서 다양한 기술을 이해하고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했다.
KT 디지털 인재 장학금은 KT가 198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ESG형 소셜벤처 특강, 기업탐방, 환경과 기술 관련 과제 수행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지난해까지 약 1만 2000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세미나에서 KT AI 기술 실무진은 AI·IoT(사물인터넷) 등 미래 기술을 전공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KT AI미래교육플랫폼(EduAX), 생성형AI를 비롯한 최신 AI 트렌드와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 대해 설명했다. 현장을 찾은 학생들은 KT와 안양시가 함께 운영 중인 AI자율주행버스 ‘주야로’를 체험하며 AI 기술의 최신 동향과 적용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학습·경험을 쌓았다.
행사에 참석한 중앙대학교 김도화 학생(23세, 중앙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어떻게 우리 일상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특히 실무에서의 실제 적용 사례를 듣고 그 기술들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어 흥미롭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환경 조성 ‘디지털 디톡스 캠프’
디지털 인재 발굴뿐 아니라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환경 조성을 통해서도 ESG경영을 전개하고 있다. KT는 8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의존을 줄이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 캠프’를 성료했다. 캠프에는 KT와 세브란스병원, 서울시·경기도교육청 등 안전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22년에 출범한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 기관이 참여해 스마트기기 과몰입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 110명은 스마트폰의 올바른 활용과 디지털 과몰입을 예방하는 특강 등을 들으며 건강한 디지털 문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아날로그 카메라 체험, 요가와 명상, 캠퍼스 투어 등 스마트폰 사용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활동들도 체험했다.
KT는 “지난 7월 스마트폰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연령대인 중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약 3000명 이상이 지원했다”며 “기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활동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분석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디지털 과몰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심리치료뿐만 아니라 이러한 아날로그 체험형 프로그램의 참여와 관심을 높여 학생들 스스로 조절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청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 필요성에 더욱 공감했다”고 말했다.
KT는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5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4 WSIS(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 프라이즈(Prize)’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WSIS는 정보사회의 효율적 발전 촉진과 국가·계층 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유엔 산하 기구들을 중심으로 열리는 국제회의다. 2012년부터 WSIS 프라이즈를 열어 정보통신 인프라, 정보지식 접근성, 정보사회 윤리적 관점 등 18개 부문에서 우수기관 및 기업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KT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는 WSIS 프라이즈에서 정보사회 윤리적 차원(Ethical dimensions of the information society) 부문 챔피언을 수상했다. 이번 WSIS 프라이즈 수상은 KT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주목받았다.
KT는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가 중독, 과몰입 등 디지털 부작용에 많이 취약한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올바른 디지털 문화 인식을 심어주고, AI 스피커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는 교육을 제공한 점이 WSIS 프라이즈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KT ESG경영추진실장 오태성 상무는 “이번 수상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역기능 해소를 위해 KT가 균형 있고 진정성 있게 활동해 온 노력의 산물”이라며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미래 주역인 청소년이 올바른 디지털 생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느꼈다. KT는 디지털 시민 프로젝트의 사무국으로서 앞으로도 건강한 디지털 사회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로 ‘소리찾기’ 실천
KT는 문화를 통한 장벽 낮추기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며 포용사회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손잡고 장애의 벽을 뛰어 넘어 모두가 함께 즐거운 영화 축제인 ‘KT와 함께 즐기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 상영회’를 경기도 부천시 솔안아트홀에서 청각장애인 및 가족, 봉사자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린 KT와 함께 즐기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는 등장인물의 이름, 상황 해설, 소리정보 등 특수 자막을 추가한 영화 상영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문화생활을 지원한다. 동시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상영회를 위해 KT는 강북/강원광역본부, 강남광역본부, 서부광역본부 및 KT 알파(그룹사) 소속 50명의 임직원 봉사단을 구성해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인 ‘독친’과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수상작 ‘어른 김장하’ 두 편의 영화에 대한 특수 자막을 제작했다. KT는 고객에게 소리를 전하는 통신업의 의미를 담아 난청 아동들을 지원하는 ’KT 소리찾기’ 사업을 22년간 진행해 왔는데, 이번 영화제 또한 소리 찾기의 의미를 이어갔다.
KT 지니TV 또한 이번 영화제 개최를 기념해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된 영화인 ‘동감’, ‘검은사제들’, ‘카운트’, ‘고속도로 가족’을 행사 당일 무료 편성해 더 많은 청각장애인 고객이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초청된 청각장애인 및 가족 등 200여 명은 KT 그룹 임직원들이 직접 제작한 특수 자막과 함께 상영작으로 선정된 독친을 관람했다. 이후 진행된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 또한 (사)한국농아인협회의 수어 및 문자 통역 지원을 통해 함께 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주관 부서인 부천시 관광진흥과의 이점숙 과장은 행사장을 찾아 “장애의 벽을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었던 행사였다”며 “앞으로도 부천시는 시민 모두가 보다 행복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KT알파 콘텐츠미디어사업부문장 오기제 상무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중 KT그룹이 힘을 모아 배리어프리 자막제작 및 영화 상영회를 열 수 있게 돼 매우 뜻깊었다”며 “KT알파는 앞으로도 양질의 콘텐츠 제공을 통해 배리어프리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 서부광역본부장 김영인 전무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과 함께 즐기는 기쁨과 감동이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KT의 앞선 AX기술역량을 통해 지역사회 전반의 디지털 정보/문화 격차를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대표 “소외계층 대상 사회적 책임 활동 강화”
KT는 2021년부터 ESG 경영추진실을 운영하며 ESG경영을 강화해 왔다. 이 일환으로 KT는 매년 임직원으로 구성된 사랑의 봉사단을 통해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랑의 봉사단엔 약 2만 명의 임직원이 단원으로 소속돼 있다. 올해 4월엔 서울맹학교 학생들과 서울대공원으로 봄나들이를 가기도 했다.
KT가 주도하는 ‘광화문 원(One)팀’도 지역 대표 ESG 플랫폼으로 정착했다. 2021년 광화문 인근 14개 기업, 지방자치단체, 비영리 기관이 모여 출범한 ESG 협의체 광화문 원팀엔 올해 4월 기준 행정안전부, 서울시, 종로구청, 종로경찰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YMCA,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출범 첫해인 2021년엔 코로나 여파로 힘든 시기를 겪던 소상공인 지원에 집중했고, 이듬해엔 광화문광장 녹지조성 지원 등 지역 상생 활동에 적극 나섰다. 이 밖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나눔장터’ 개최, 소상공인 물품 및 지역 특산품 판매 등을 실천했다.
KT의 ESG경영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KT 김영섭 대표는 ESG 보고서 2024를 발간하며 “KT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경영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친환경 혁신 및 기술개발, 소외계층 대상 사회적 책임 활동 강화 등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내일의 답을 찾아가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