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4.08.29 14:41:16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최대 8%까지 급락했다.
3분기 연속 200%대 성장을 기록해온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이 이에 미치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성장 둔화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각) 실적 발표에서 2분기(5~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122%) 증가한 300억 달러(약 40조1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이 300억 달러를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 역시 월가 전망치인 317억 달러를 웃도는 약 325억 달러(약 43조4687억 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2.10% 하락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7% 가까이 떨어졌으며, 낙폭은 한때 8%까지 확대됐다 일부 회복됐다.
이는 기업과 관련 AI 산업의 성장이 지속되곤 있지만,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 대비 성장률은 다소 둔화됐다는 시장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2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초과했지만 최근 6분기 중 가장 낮은 성장률(4.1%)을 기록하며 성장이 둔화됐다. 3분기 매출 예상치 역시 시장 평균 예상치를 넘었으나, 최고 예상치인 379억 달러에는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성장 폭이 예상보다 훨씬 작았다”며 “향후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었지만, 이전 분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증가율이 여전히 122%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CNN 방송은 "엔비디아가 월가의 예상을 또다시 초과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지난 2년간의 놀라운 성장세를 고려할 때 이번 수치만으로는 투자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칩 ‘블랙웰’의 디자인 결함을 인정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반도체 칩의 생산 지연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는 한편, 블랙웰이 4분기에 출하되며 수십억 달러의 추가 매출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블랙웰 시제품에서 설계 결함이 발견되어 출시가 내년 1분기로 지연되었으며, 구글 등 고객사에 통보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블랙웰 칩의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공정을 변경하고 있다며 4분기 출하 후 '수십억 달러'의 매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들은 향후 블랙웰 칩 출시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생산 지연에 따른 우려를 더 크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날 5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