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추석 연휴 이후 ‘KRX 코리아밸류업지수(밸류업지수)’를 발표한다.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르면 두 달 내로 출시될 전망이다.
밸류업지수에 편입된 종목에는 패시브 자금이 빠르게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 펀드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하나증권, 키움증권, LS증권이 발표한 밸류업지수 예상 종목에는 메가스터디교육, 아세아제지, SNT모티브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안정적인 실적이다. 메가스터디교육과 SNT모티브는 최근 10년 동안 매년 흑자를 기록했으며, 아세아제지도 2015년 이후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은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 4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당기순이익의 6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NT모티브와 아세아제지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2개 증권사가 추가로 언급한 밸류업지수 편입 예상 종목에는 NICE홀딩스, SGC에너지, 미원에스씨, 컴투스, 하나투어, 하이록코리아 등이 있다. 이들 종목 역시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들이다. NICE홀딩스는 9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을 마련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의 이성훈 연구원은 “밸류업지수를 추종하는 ETF 출시 계획을 다수의 운용사가 밝히고 있어, 지수 발표 이후 편입 종목으로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후 'KRX코리아밸류업지수'와 'KRX코리아밸류업TR지수'를 동시에 출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달리해 투자자들에게 2개의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우수 기업과 유망 기업을 나눠 두 종류의 밸류업지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국거래소는 자본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단일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단일 지수이지만 분배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따라 총수익(TR, Total Return)형과 수익형 (PR, Price Return)로 나뉘어 지수가 운영될 예정이다.
PR형은 일반적인 형태인 만큼 상품명에 별도로 표기하지 않는다. TR형은 배당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재투자되는 방식이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의 편입 가능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투자 수익에 대한 분배금이 나올 때마다 투자자들에 곧바로 지급하는 PR형과 달리, TR형은 편입 종목에서 나오는 분배금을 재투자 재원으로 쓰는 전략을 구사한다. TR형은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해 복리 효과가 커지며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도하기 전까지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 세금 이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밸류업 지수 발표와 함께 연계한 ETF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상 지수 발표 후 ETF 상장까지는 약 두 달이 걸리지만, 한국거래소는 패스트트랙 등의 기반을 마련하며 이르면 다음 달 출시가 가능하도록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다만, 일본의 사례를 비춰볼 때 밸류업지수 편입만으로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의 밸류업지수 JPX Prime 150의 연중 상승률은 9.3%로, 같은 기간 닛케이225 평균주가 상승률인 10.1%에 미치지 못했다. JPX Prime 150을 추종하는 ETF 역시 운용자산(AUM) 100위권 밖으로 기대만큼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밸류업지수의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밸류업지수가 대형주나 배당이 좋은 종목 중심으로 구성된다면 기존 ETF 상품과 차별화가 어렵다”며 “코스피200지수와의 차별성을 어떻게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