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례 지음 / 푸른산 펴냄 / 144쪽 / 1만 원
이번 시집을 패내면서 강 시인은 다음과 같은 ‘작가의 말’을 썼다.
비가 와서 그녀의 어깨가 젖어도
안 암의 통증에 눈동자가 젖어도
난 알아채지 못했어요
국화꽃이 시들어 마른 바람에 뒹굴고
땅속 깊이 녹아내릴 때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승의 소풍을 끝내고 다시 그녀를 만나면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랑한단 고백을
하고 싶습니다
이 작가의 말을 통해 시인의 시 키워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작가에게 엄마는 모친이라는 의미와 함께 별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을 타고 우주로 확산되어가는 엄마이기도 하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오는 시간을 지배하는 엄마다.
‘46억 년을 지켜온 따뜻한 엄마의 목소리를 내 아이의 아이는 들을 수 있을까’ 시에서 시인의 엄마가 가면을 벗는다.
시인은 이 세상을 떠난 엄마를 불멸의 엄마로 완성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시 여기저기에서 보여준다. ‘창백해지는 우주의 푸른 점’ 시에는 엄마를 부활시키려는 안간힘이 깔려 있다.
강 시인은 1963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경기예술대상, 정지용문학상, 제3회 『우리글』〈짧은詩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반죽에서 나는 소리」를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