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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분열시나리오’ 본격적 막 오르나

이명박 지지율 고공행진 속 박근혜-이회창 연대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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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호 ⁄ 2007.07.03 14:19:22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들어가기 전인 올해 초 정국을 좌우할 두 가지의 핵심 포인트는 ‘통합신당 등 열린우리당 발(發) 정계개편’과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이다. 이 중, ‘열린우리당 주도의 정계개편’인 ‘범여권 통합신당 추진’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 해 연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통합신당 추진’에 전격 합의했고, 고건 전 총리 측 역시 신당창당을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도 잰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른바 ‘의정연구센터(의정연)’와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등 이른바 ‘친노그룹’도 ‘범여권의 대통합’이라는 원칙에는 찬성의 뜻을 나타내고 있어, 여권의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이제 절차와 방법의 문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 한나라당 반면 한나라당의 사정은 좀 복잡하다. 역대 최고의 당 지지율 속에서 이른바 ‘한나라당 대세론’이 당내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 ‘2강(强)’으로 불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분열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측의 주요 배경으로 ‘당심(대의원)과 민심의 괴리’와 ‘대세론 안주에 대한 경계심리’를 들 수 있다. 특히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심각할 정도의 수준이라는 게 전반적인 진단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의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차이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이 전 시장이 최근 한나라당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 것도 이의 한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9.8%로 박 전 대표를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20% 이상의 차이로 박 전 대표를 ‘누른’ 것에 비한다면 이는 의외의 결과다. ■ ‘쏠림현상’ 심화된 이명박 2007년 새해를 맞아 각 언론사에서 발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평균 40%대의 지지율로 평균 20%대의 지지율에 그친 박 전 대표를 압도했다. 이 같은 이 전 시장의 ‘지지도 고공행진’의 이유는 먼저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이 전 시장의 ‘CEO(최고경영자)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샐러리맨 신화’를 이뤄낸 이 전 시장의 입지전적 성공스토리와 강한 업무추진력, 또 ‘청계천 개발’ 등 이에 상응하는 실적도 표심을 빨아들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더 해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발표 후 안보에 대한 불안의식이 커지면서 위기관리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우는 지도자상이 ‘남성 프리미엄’등과 겹쳐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명박 쏠림 현상’에 대해 ‘밴드왜건 효과’라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밴드왜건 효과’란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후보에게 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리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이 전 시장은 그간 박 전 대표의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저학력층과 저소득층의 지지도까지 흡수하고 있고,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취약지구인 호남에서도 최근 두 자릿수의 지지율를 기록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시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일 “마라톤을 독주하는 것처럼 느껴져 부담스럽다”면서 “결국은 경제 회생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 너무 크고 그 기대가 이명박에게 쏠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페이스 조절 문제도 있고 본격적으로 나올 네거티브(폭로·비방)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설날(2월 18일) 때까지 지금 같은 격차가 유지된다면, ‘이명박 대세론’은 부인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 속 타는 박근혜 진영, “일시적인 현상일 뿐”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공보특보를 맡고 있는 이정현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아직까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며 “본격적인 ‘게임’은 지금부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비해 대선레이스에 늦게 뛰어든 점을 상기시키면서, “영남 등의 전통적인 박 전 대표 지지세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 대표의 캠프를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유정복 의원 역시 1일, “대선주자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고 구체적인 정책 발표 등 박 전 대표의 대선행보가 본격화 되면,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의원은 또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나 여권 지지자들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여당 후보가 윤곽을 드러내면 이 전 시장 지지율은 많이 빠지겠지만, 박 전 대표는 확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시장이 엄청난 정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고, 다른 주자들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나온 ‘대세론’은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이러한 자신감은 최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발언에서도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1일 오전 서빙고동 자택에서 가진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말씀드린 대로 정치를 떠난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현실정치에도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대선 불출마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것은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 속에 다 들어가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는 다만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라의 현실에 눈을 감고 수수방관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며 “다시는 이러한 좌파정권이 출현하지 않도록 막는 일이 제가 이 나라와 시대에 진 소명”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의 신년 발언은 이 전 시장보다는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반적인 전망이다. 그것은 사실상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나선 이 전 총재의 성향이 중도로 분류되는 이 전 시장보다는 보수로 분류되는 박 전 대표와 ‘코드’가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킹메이커’ 자임한 昌, 이-박 중 누구 이 전 총재는 최근 각종 강연 등을 통해 ‘반좌파 연합’을 강조해왔다. 이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측의 슬로건과 동일한 것으로, 양자 간에 모종의 연대가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이 여의도 정가에서 꾸준하게 흘러나왔다. 따라서 만약 이 전 총재가 ‘킹메이커’로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고 움직인다면, 그 무기는 ‘한나라당의 정체성 논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대선이 이념대결의 장으로 변모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 전 시장보다는 ‘박정희 식 애국주의’라는 일종의 이념주의를 핵심철학으로 하는 박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둘러싼 ‘한나라당 분열 시나리오’가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회창-박근혜 연대’가 성사될 경우, 당심을 장악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 여전히 한나라당 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이 전 총재 측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행 방식의 경선에 ‘패배의 위험’을 무릅쓰고 참가할 이유가 이 전 시장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 내에는 이들 간의 분열이나 갈등을 조정할 세력이 전무하다는 것도 분열전망의 한 근거로 꼽힌다. 지난 12월 29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등 지도부는 각 대선주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어떤 경우에도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당이 깨지지 않도록 승부를 해달라”며 “다시는 과거와 같이 경선과정에서 깨지지 않도록 오늘 좀 다짐을 해주셔야 하겠다”고 당부했지만, ‘경선 승복 합의문’ 등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한나라당의 초선의원은 “(여권발 정계개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한나라당발 정계개편”이라면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당을 쪼개는 방식 등으로 갈라설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나 세력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하고 △외부적인 변수에 의한 당 지지도 폭락 △이회창 전 총재의 당내 영향력 행사와 특정 대선주자에 대한 힘실어주기 △이념위주와 정책위주의 대선전략 갈등 등을 분열 가능성의 원인으로 꼽았다. ■ 동원당원 가능성 등 경선 방식도 논란 무엇보다 현재 한나라당 내의 유력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열린우리당 등 여권의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의 지지율이라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한나라당의 당원제도가 실질적으로 ‘동원당원’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도 분열 시나리오의 한 이유로 꼽힌다. 현행 방식의 경선제도 역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경선제도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의 신경전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 측은 그간 ‘오픈프라이머리(100% 완전 국민경선제도) 검토’나 ‘준 오픈프라이머리 검토’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당헌·당규는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시장은 2일 MBC 라디오 ‘황희만의 뉴스의 광장’에 출연해 “(당내 경선 방식은)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 전 시장의 이날 발언은 그간 “경선 방식은 상관없다”는 자신의 공식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박 전 대표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는 결국, 민심을 휘어잡고 있는 이 전 시장 측과 당심을 장악하고 있는 박 전 대표 측의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복귀와 ‘킹메이커 자청’등이 끼어들면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간의 분열시나리오는 오는 2월 중순을 기점으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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