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기⁄ 2022.03.28 10:19:03
"군대서 부조리란 부조리는 다 당해봤다. (차라리) 전쟁 중인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지 죽든지 해야겠는 생각이 들어서 (우크라이나)갔다."
28일, 우크라이나 입국을 시도한 해병대 A씨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사전 녹음 인터뷰를 통해 폴란드 모처에 머물고 있음이 밝혀졌다.
해병대 A 씨는 휴가 중 우크라이나로 떠난 계기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집을 폭격하고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법을 어기더라도 돕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해병대 A 씨는 '우크라이나 국제군단 지원자 모임'이라는 오픈 채팅방에 '극단적 선택을 할 바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죽겠다'고 말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그는 오픈 채팅방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도시 흐레벤느네로 가는 길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의용군으로서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한편 그동안 해병대 A 씨의 탈영에 대해 군대 내 부조리가 이유 중 하나였다는 의혹이 있었다. 관련해 A 씨는 "군대서 부조리란 부조리는 다 당해봤다. 해병대니까 부조를 당한 것 같다. 부사관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투명인간 취급을 당해왔다"라면서 '병사들에게 부사관 이미지가 좋지 않아 그때부터 부대 내 왕따가 시작됐다'라고 덧붙였다.
부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한 A씨는 상부에 이러한 현실을 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음의 편지와 같은 소원 수리함을 통해 (차별 대우)알렸지만 부대 차원의 경위서 작성이 끝이였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이라는 낙인으로 온갖 욕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A씨가 놀란 건 우크라이나로 떠난 뒤 벌어진 일이었다. 상부에 부조리를 알렸음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해병대 수사관들이 폴란드에 온 것이다. "당시 (부대 내 왕따) 신고했을 땐 꿈쩍도 안 하던 사람들이 바로 (폴란드)나를 찾으러 왔다"라면서 탈영병을 잡는 근무 이탈 체포조(D.P.)를 만났다는 얘기와 함께 "이들이 달래주는 척하면서 협박한다. 내가 선택한 것에 따라 내가 책임지겠다. 나를 걱정하는 많은 분에게 감사하고 나는 나 자신을 잘 지키는 사람이니까 큰 걱정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귀국 시점에 대해 '잡혀가진 않겠다, 들어 가더라도 자진해서 들어가겠다'라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상황이 여의친 않지만 학창시절 가출 경험이 있어 비교적 (폴란드) 잘 지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A씨보다 앞서 우크라이나로 떠난 한국 의용병 중 일부가 전선에서 전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부대인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의 데미안 마그로 대변인은 최근 연합뉴스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을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온 자원자가 입대했다. 다만 국적별 자원자 숫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것이 우리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근 전 대위에 관해 데미안 마그로 대변인은 "이근 전 대위가 아직 전선에 투입되진 않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