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2.10.19 15:57:31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가 15일 발생한 일명 ‘카카오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날 오전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해 사과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다만 남궁 대표는 이후 카카오 그룹 내 비상대책위원위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카카오는 19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 대표이사가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이사에서 홍은택 대표이사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카카오의 서버 약 3만2천 대가 몰린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나며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수일간 장애를 일으켰다. 화재 한번으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택시, 뱅크, 페이, 메일 서비스까지 초연결사회가 붕괴되는 사태를 맞이하며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이중 장치 마련 미흡 문제가 대두됐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남궁 대표는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살면서 이들의 중요함을 모르다가 없어지면 깨닫는 것처럼 IT 회사 운영에 있어 (시스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관심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재난 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면서도 사퇴로 그간 자신이 이끌어오던 카카오톡 오픈 채팅의 광고 도입과 메타버스 사업, 픽코마 같은 글로벌 서비스 등의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는 데이터센터 전원 차단 같은 셧다운에 대비한 훈련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시스템 이중화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며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이해 관계자분들께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수많은 업종을 장악한 카카오의 독점 사태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카카오가 무분별한 자회사 상장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카오는 14일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증권신고서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라이온하트 측에서는 증권신고서의 철회는 상장 철회가 아닌 상장 연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은 내년초 이후 라이온하트가 다시 상장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므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SK C&C의 데이터센터 관리 소홀 문제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