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2.11.04 18:07:16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액체 수은이 누출되는 위험한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4일 오전 11시 34분경 부산 사상구의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액체 수은 10㎖가 노출됐다. 이 사고로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황급히 대피했고, 사고 현장인 과학실에 있던 교사 3명과 학생 32명 중 13명이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병원으로 이송된 교사·학생 중 중상 등 긴급한 환자는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과학 준비실에서 보관 중이던 기자재 정리 과정에서 수은기압계가 파손돼 수은이 누출되면서 일어났다. 경찰은 기자재를 옮기다가 균형을 잃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1차 사고 경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전조치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관련해 이날 연합뉴스는 부산에서 수은 함유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는 초중고를 포함한 교육기관은 모두 541곳이라고 보도했다.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시행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에 따라 전국의 교육기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수은 함유 기자재는 전량 폐기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실제 수은 함유 기자재를 폐기한 곳은 47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적으로 수은 함유 기자재를 처리할 수 있는 전문업체가 1곳밖에 없어 폐기 처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산교육청은 향후 3년에 걸쳐 수은이 함유된 기자재를 폐기할 계획으로, 각 교육기관에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한편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N의학정보에 따르면, 수은 중독은 수은이나 수은 화합물의 흡입, 복용 또는 접촉을 통해 노출되고 그 결과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몸에 축적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체로 존재하는 금속으로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수은 중독의 증상은 급성기 증상과 만성기 증상으로 구분되며, 급성기 증상의 경우 높은 농도의 수은 증기에 노출되면 폐기관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발열, 오한, 오심, 구토, 호흡 곤란, 두통 등이 수 시간 내로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폐부종, 청색증, 양측성 폐침윤이 나타날 수 있으며 위장관에도 영향을 주어 금속성의 쓴맛, 인후 압박감, 가슴 통증, 위염, 괴사성 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24시간 내로 소변의 양이 줄어들거나 안 나오는 핍뇨와 무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적 증상으로는 구강염증, 진전(떨림), 정신적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