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2.11.17 10:23:33
북한이 풍산개 문화를 우리의 무형문화재 격인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문화성 민족유산보호국에서 조선(북한)의 국견(國犬)인 풍산개와 관련한 문화를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국가비물질문화유산 등록 대상에는 △풍산개를 기르고 길들이는 과정 △풍산개를 이용한 사냥 관습 △풍산개를 주제로 한 소설·영화·미술작품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예술작품 등이 종합돼있다.
북한은 풍산개를 1956년 4월 9일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등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4년 11월 7일 풍산개를 ‘국견’으로 제정하며 국가상징물 중 하나로 격상시켰고,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선물했다.
풍산개는 둥근 얼굴에 흰색 계열의 짧은 털이 특징이다. 온순하고 영리하며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무척 강하다. 서양 개보다 몸집은 작지만 맹수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
북한은 풍산개의 혈통을 지키고 증식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황해북도에선 2013년부터 풍산개 품평회도 열린다. 풍산개의 등록조사와 순종 평가를 진행하고 표준 형태와 생물학적 특성 정보를 제공해 순종 마릿수를 늘리려는 목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풍산개 문화와 함께 함경북도의 ‘경성단고기국’이 지방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고 보도했다. 단고기는 우리의 개고기를 말한다.
연합뉴스는 북한 노동신문이 “새로 등록된 비물질문화유산들은 조선 민족 고유의 생활풍습과 문화를 잘 보여주며, 우리 인민들에게 자기의 것에 대한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주는 데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기르던 곰이와 송강을 퇴임 이후 양산에서 키우다 최근 정부에 반환했다. 두 마리는 현재 경북대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으며, 새끼 여섯 마리는 각각 서울(1)·인천(2)·대전(2)·광주(1)의 지자체와 동물원에서 자라고 있다.
대통령기록관은 최근 새끼들을 키우고 있는 기관에 곰이와 송강도 맡을 수 있는지 의사를 물었는데, 다른 곳들은 사육 여건 등을 이유로 고사했지만 광주 우치동물원은 “사육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동물원에선 현재 새끼 ‘별’을 키우고 있다. 이에 곰이·송강과 별이 상봉할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다만, 곰이와 송강은 ‘대통령기록물’에 속하기 때문에 우치동물원으로 간다면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끼 별은 분양이어서 소유권이 이전돼 사육비 등의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