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12월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1심 재판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뒤 대통령실은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실패한 주가조작’으로 규정하면서, 큰 규모로 거래한 B씨에 대해서도 주가조작을 알았는지 여부를 떠나 큰손 투자자일 뿐 공범이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통령 배우자가 전주로서 주가 조작에 관여하였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도 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TF’는 10일 오후 “재판부가 포괄일죄(이어지는 하나의 범죄)로 본 것은 2010년 10월 21일 이O호, 김O현으로 주가조작 주포가 바뀐 이후부터 2012년 12월 7일까지이고, 김건희 여사가 김O현의 ‘매도하라 하셈’ 지시에 따른 7초 후 직접 거래는 2010년 11월 1일이었다. 김건희 여사 계좌의 마지막 거래일은 2011년 1월 13일로 보여진다. 즉,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포괄일죄로 판단한 부분에 김건희 여사의 거래가 행해졌다는 이야기”라며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공범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는 이미 차고 넘친다. 오늘 법원의 판단으로 김건희 여사의 혐의만 더 명확해졌다”면서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김두관·안민석·김원이 의원(오른쪽부터)이 8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과 이상민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농성'을 8일째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공소장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기간을 5단계로 나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단계(2009.12~2010.9)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하고, 2010년 10월부터 2012년까지 이뤄진 2~5단계 시세조종에 대한 공소시효는 남아 있다고 봤다.

김 여사 관련 증거는 1단계는 물론 2단계 이후에도 있는 것으로 그간 재판 과정에서 검찰 측에 의해 제시됐다.

검찰은 지난해 4월 법정에서 ‘김건희’라는 이름이 붙은 엑셀 파일을 공개했다. 주가조작 일당 중 한 명이 운영하는 투자자문사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작성 일자는 2011년 1월 13일이었다.

이 파일에는 당시 김 여사의 계좌 인출내역을 비롯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관련 내용이 정리돼있었다. 

김 여사가 직접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하면서 주가조작 세력과 연락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재판에서 공개됐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포 김 씨는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가담자 중 한 명인 민 모 씨에게 “12시에 3300에 8만 개 때려달라 해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씨는 “매도하라 해”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고, 7초 뒤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 주를 3300원에 매도하는 주문이 나왔다.

민 씨는 법정에서 김 씨의 매도 지시가 권 전 회장을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가 유죄를 받은 주가조작 2차 시도 가담자들과도 연관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의혹이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할 수 없다.

다른 ‘전주’ 대부분이 출석 조사를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매매 금액이 컸던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