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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튜브의 “IAEA에 오염수 뇌물” 보도에 日 외무성 이례적 '즉각 반박’ 보도자료 왜?

더탐사 “스토론튬 3만배 … 희석 뒤 검사" 보도에 외무성 “무책임 가짜 정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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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3.06.23 14:17:59

일본 외무성 간부가 대화에서 "적어도 100만 유로 이상"을 IAEA에 전달했다며 "IAEA의 검사는 정확도는 낮지만 신속한 분석이 목표"라고 발언하는 부분을 더탐사 보도가 소개하고 있다. (이미지=더탐사 화면 캡처) 

한국의 기성 언론도 아닌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더탐사’(이하 더탐사)가 22일 ‘긴급 단독 속보’라며 ‘일본 외무성 간부, IAEA(국제원자력기구) 간부에 뇌물 줬다! 증언’이란 보도를 하자 일본 외무성이 하루만인 23일 이례적인 반박 보도자료를 내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일본 지지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하루 전 더탐사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해 일본 정부가 IAEA에 100만 유로(14억 상당) 이상의 정치 헌금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는 내용으로 보도한 데 대해 일본 외무성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무근이며 일본 정부로서 이 같은 무책임한 가짜 정보 유포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2일 더탐사가 보도한 '일본 외무성의 IAEA에 대한 뇌물' 보도의 한 장면. 

외무성 관계자는 이 허위 정보가 “한국 인터넷 매체들이 보도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언론의 보도에 반박 보도자료를 내놓은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 더구나 유튜브 방송에 대해 이런 자세를 취해 더욱 눈에 띈다.

외무성 보도자료의 제목은 ‘외무성 간부라는 인물과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 취급 면담에 관한 보도에 대해서’였고, 더튜브 동영상의 링크를 첨부했다.

보도자료는 “외무성 간부가 그런 면담을 한 사실은 없고, 일본이 IAEA에 정치 헌금을 하거나 IAEA 리뷰 보고서 결론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사카와라는 인물에게 일본 외무성 간부가 "해수로 희석한 뒤에야 검사를 한다"고 말하는 장면. (이미지=더탐사 캡처)

더탐사는 22일 유튜브 영상에서 “(일본) 외무성 간부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로 추정되는 인물 사이의 비밀 대화 녹취록이 제보로 들어왔다”며 녹취 내용을 분석-소개했다.

녹취록의 대화자는 ‘아사카와’라는 인물과 ‘일본 외무성 간부’ 두 사람이다. 아사카와라는 인물에 대해 더탐사 측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마사츠구 아사카와 총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DB가 개발도상국에 원전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에서 IAEA와 협력하는 등 공동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대화에서 아사카와는 “저희 회사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하며, 외무성 간부라는 인물은 대화 말미에 “메모하면 문제 되니 이제 하지 말아라”며 메모를 금지시키기도 한다.

녹취 대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외무성 간부’는 “IAEA는 일본 정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으며 원전 시찰에 나선 한국측 전문가는 장식품일 뿐”이라며 “IAEA에 100만 유로를 전달했다”고 밝힌다.

더탐사 측은 100만 유로에 대해 “달러가 아닌 유로로 전달된 것은 IAEA의 라파엘 그로시 총재가 오스트리아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외무성 간부’는 이달말 발표될 예정인 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보고서에 대해 “결론은 처음부터 절대 안전하다는 전제를 정해놓았으며, 분석 방법은 이 결론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으로 안전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절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이 결론이 도출되도록 분석 방법을 결정한다는 내용이 충격적이다.

그간 한국 등은 IAEA의 분석에 대해 ‘오염수 저장탱크의 핵 폐수를 조사해 안전성을 검증한 뒤 이 오염수를 희석해 방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녹취록의 발언대로라면 오염수를 먼저 100배 희석시킨 다음에야 그 희석된 물에 대해 안전성 검증을 한다는 의미가 된다.

1-2차 처리를 모두 마친 오염수에서도 기준치의 3만 배가 넘는 스트론튬이 나왔다고 외무성 고위 간부가 말하는 부분. (이미지=더탐사 캡처)

이런 방법으로 검사가 이뤄지는 이유로 ‘외무성 간부’는 “2020년 도쿄전력의 2차 처리 실험에서 J1 탱크 군의 스토론튬 90 농도는 기준보다 3만 배가 나왔다”고 말한다.

이를 더탐사 측은 “도쿄전력의 핵폐수 처리 장치인 알프스가 1차 처리한 물에 스토론튬이 그대로 남아 있어 2차 처리한 물을 다시 검사했지만 그 결과에서도 3만 배의 스토론튬이 남아 있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녹취록에는 IAEA 간부인 프리먼이라는 사람, 그리고 IAEA에 한국 측 전문가로 파견된 김홍석이라는 인물의 이름도 언급된다. 더탐사 측은 프리먼은 IAEA의 핵 안전 담당관인 에릭 프리먼, 그리고 김홍석은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소속이며 한국을 대표해 IAEA 검증팀에 파견된 김홍석 박사라고 지적했다.

아사카와가 "한국의 김홍석은 이미 납득했어요?"라고 묻는 장면. 이에 대해 '외무성 간부'는 "조사 팀에 참가한 해외 전문가는 장식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준다. (이미지=더탐사 캡처)

더탐사의 강진구 기자는 방송에서 “김홍석 박사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어도 응답하지 않다가 카톡 문의에는 답장이 왔다”며 답장 내용을 전했다.

김 박사는 답장에서 “안녕하세요? 강진구 기자님, 제가 IAEA와 비밀유지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TF(태스크포스) 밖으로 의견 등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제가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고, 안타깝게도 강 기자님의 인터뷰에도 응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AEA에서는 TF에게 언론으로부터 인터뷰를 받을 경우에는 IAEA 홈페이지에 문의하도록 안내하고 있고 이것이 공식 입장입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더탐사와의 인터뷰에서 “비밀유지가 중요하냐, 안전이 중요하냐?”고 반문하며 “김 박사가 소속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사람들이 지난달 일본에 파견된 후쿠시마 시찰단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 박사가 발언하면 원안휘에서 쫓겨날 수 있다”라고 발언했다.

강진구 기자는 “김 박사는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해 김 박사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취록에서 ‘일본 외무성 간부’는 한국의 김홍석 등을 언급하며 “전문가들은 장식물에 불과하다”고 평가절차한다. IAEA의 최종 보고서에 이들 전문가들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발언이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더탐사가 정확한 출처도 없고, 진위도 알 수 없는 문서를 근거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IAEA가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모든 분석을 거기에 짜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사이비 인터넷 언론의 괴담에 우리 국민이 귀 기울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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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탐사  강진구  김홍석  IAEA  핵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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