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3.10.17 10:21:48
이집트 최초 여성 파라오로 추정되는 메르네이트(Merneith) 여왕 무덤에서 5000년 전 봉인된 와인이 그 모습 그대로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의 고고학자 크리스티나 퀄러가 이끄는 독일·오스트리아 조사팀이 이집트 아비도스의 제1왕조 메르네이트 여왕 무덤에서 대형 와인 항아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퀄러는 메르네이트 여왕의 무덤을 발굴하던 중 수백병의 대형 와인 항아리를 우연히 발견했다면서 “대부분 잘 보존돼 있었고, 처음 봉인된 상태 그대로 무덤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항아리 안에 들어있던 와인은 더 이상 액체 상태가 아니었으며, 레드와인인지 화이트와인인지도 구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에 따르면 항아리 안에선 유기 잔여물, 포도씨도 발견됐다. 이들 성분은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 분석할 계획이다.
이 항아리는 오래전 아비도스에서 발견된 인류 최초의 와인 이후 두 번째로 오래된 것이다. 조사팀은 “인류 역사상 와인에 있어 두 번째로 오래된 직접적인 증거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퀄러는 “메르네이트 여왕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지만, 이집트 왕실 묘지에서 자신의 기념비적인 무덤을 소유한 유일한 여성이었다”며 “와인을 통해 메르네이트 여왕과 그의 시대에 대한 흥미롭고 새로운 정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네이트 여왕의 무덤은 기원전 300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왕 무덤 주변엔 신하와 수행원을 위해 만든 무덤이 40개 넘게 발견됐다. 학계에선 이를 토대로 메르네이트 여왕이 당시 가장 지위가 높았던 여성이었으며, 고대 이집트의 첫 번째 여성 파라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