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줄어들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10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28억7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12억4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는 2019년 말 4088억2000만 달러, 2020년 말 4431억 달러, 2021년 말 4631억2000만 달러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말 4231억6000만 달러로 급감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에 따른 일시적 효과를 포함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와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 달러화지수는 약 0.1% 하락하는 등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달러화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과 호주 등의 기타통화가 달러화 대비 절하됐다.
종목별로는 유가증권이 전달보다 26억 달러 줄어든 3699억8000만 달러(89.6%)를 차지해 감소세를 이끌었다. 유가증권에는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커버드본드) 등이 포함된다. IMF 가맹국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인 특별인출권(SDR)도 147억7000만 달러(3.6%)로 3000만 달러 줄었고,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청구권인 IMF포지션은 44억5000만 달러(1.1%)로 80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예치금이 지난달보다 14억7000만 달러나 늘어난 188억7000만 달러(4.6%)로 증가했고, 금은 47억9000만 달러(1.1%)로 지난달과 같았다.
올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홍콩(4157억 달러)에 이어 세계 9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3조1151억 달러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일본과 스위스가 각각 1조2372억 달러와 8184억 달러로 2, 3위를 차지했다.
인도(5877억 달러)는 5690억 달러를 보유한 러시아와의 격차를 소폭 넓히며 4위를 지켰고, 대만은 5640억 달러로 6위, 사우디아라비아는 4393억 달러로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전월 대비 달러 보유액이 늘어나며 7위 자리를 굳혔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