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3.11.14 15:26:18
SK에코플랜트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후처리 전반에 걸친 핵심 4대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이날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을 열고, 이 자리에서 이차전지 재활용 기술 개발 성과와 활용 로드맵을 발표했다.
SK에코플랜트와 지질자원연구원은 폐배터리에서 용매 추출 방식으로 추출한 희소금속 니켈·코발트의 회수율이 97%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회수된 니켈·코발트의 순도도 99.9%를 웃돈다. 이는 실제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수준이다. 니켈·코발트는 배터리 양극재의 원자재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폐배터리 용매 추출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금속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번 기술은 공정은 최소화하면서 회수율은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회수율이 높아지면 공정이 추가돼 경제성 확보가 어려웠던 문제를 해소했다.
SK에코플랜트는 또 주요 희소금속 중 하나인 리튬 회수율은 90%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에 사용하는 주요 소재 중 하나다. 전남대학교와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해 원료 내 불순물과 무관하게 리튬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비용 대비 높은 순도도 확인했다.
아울러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고성능 용매 추출제를 개발해 용매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이슈 해결을 위한 기술도 확보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에서 사용하는 추출제의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사용하는 용수의 양을 절감하는 기술이다. 실험 결과 용수를 기존 대비 최대 50% 저감하는 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기 전 필수로 수행해야 하는 배터리 방전 기술도 고도화에 성공했다. 완전 방전이 잘되지 않으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어 이 공정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폐배터리를 완전히 방전하는 데는 하루 정도가 소요되지만, SK에코플랜트는 카이스트와 협업으로 완전 방전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49분까지 단축했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 모델을 적용해 다량의 전류를 흘려보내는 ‘쇼트(단락)’ 과정을 없앤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해당 4대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확보한 기술은 파일럿 공장을 운영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실증 사업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향상한 후 2025년 준공 예정인 경북 경주 SK에코플랜트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 적용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술력과 다수의 현지 거점 확보 조건을 모두 갖췄다”며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까지 조성된다면 본격적으로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역량이 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