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4.03.20 15:41:49
삼성전자가 앞으로 2~3년 내에 ‘반도체 세계 1위’를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사장)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DS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안건 심의 뒤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13명이 단상에 직접 올라 구체적인 사업 현황, 전략 등을 발표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이 자리에서 경 사장은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계획과 신사업 개발 구상도 밝혔다. 경 사장은 “메모리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2023년부터 시작함 어드벤스트 패키지 사업을 통해 금년도 하반기부터 2.5d 제품으로 본격적인 매출을 비롯해 차별화된 다양한 패키지 솔루션을 고객과 함께 개발하여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최근 신설한 AGI 컴퓨팅 랩을 통해 AI 아키텍처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개발 중인 AI 인퍼런스 칩이 그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선행적 기술 리더십을 통해 반도체 시장 우위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2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연구개발(R&D) 웨이퍼 투입을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은 V낸드, 로직 핀펫(Fin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 왔다”며 “기흥 캠퍼스에 건설 중이 R&D 단지에 20조 원을 투입해 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전과 모바일 등 사업을 진행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초연결성에 더해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바일 제품 전반에 AI 적용을 확대해 한차원 높은 개인화 된 경험을 제공하고, 비스포크 AI를 통해 지능형 홈 가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삼성의 AI 차별적 역량을 대표하는 자체 생성형 모델 가우스를 더욱 발전시켜가는 한편, 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다양한 빅테크 스타트업과 개방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 및 영업 보고와 안건 심의 등이 진행됐다. 안건에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축소, 정관 일부 변경 등 6건의 안건이 상정돼 모두 처리됐다.
한종희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 연간 9조8000억 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