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유부녀의 스릴 넘치는 연애담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제작 : 아이필름 / 배급 : 시네마서비스)의 기자시사회가 지난 1월 29일 오후 종로에 위치한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타짜>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혜수가 더욱 더 당당하고 대담해진 유부녀 ‘이슬’ 역을 맡아 ‘대학생’(이민기)과 바람을 피우며, ‘작은새’로 등장하는 윤진서는 증권맨 ‘여우두마리’(이종혁)와 밀고 당기는 연애를 펼친다. <행복한 장의사>(1999)에 이어 7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장문일 감독은 “가슴 뛰는 사랑과 연애의 즐거움, 그리고 억압 받는 주부의 자유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연출의 변을 밝혔다. ■ 대범하고 순진한 네 배우의 연기 영화는 당초 예상과 달리 과감한 노출은 자제하고 솔직하고 대담한 배우들의 입담을 통해 두 커플의 화끈한 연애를 그렸다. 배우들은 특유의 재치와 위트 넘치는 대사를 통해 대범하면서도 순진한 모습으로 야한 장면에 대한 관객들의 부담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준다.
불륜 현장을 덮친 남편 앞에서도 당당한 ‘이슬’의 모습은 김혜수의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기에 충분했다. 다소 엉뚱한 모습으로 등장한 윤진서 역시 성인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뜻밖에도 이종혁과 이민기의 이른바 ‘들이대기’ 연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 몫을 해 준 배우들의 연기와 달리 사회적인 문제와 코미디와 적절한 융합을 통해 영화만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코미디의 본분을 다하는 데 그친 아쉬움이 남는다. 장문일 감독, “영화 보고 바람피우고 싶은 생각 가졌으면...” 영화 상영 후에는 장문일 감독과 네 명의 주연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문일 감독은 “성적인 문제를 자유를 꿈꾸는 의지로 그렸다”면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한번쯤 바람피우고 싶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과감한 소감을 밝혔다. 배우들은 대체로 영화에 대해 만족해하는 표정이었다. 김혜수는 영화에 대해 “불륜을 조장하는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불륜이라는 소재적 측면보다 캐릭터에 집중해 연기했으며,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고 인생의 활력을 찾아가는 캐릭터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종혁은 “불륜이 좋은 건 아니지만 영화다 보니 비밀을 재미있게 그려낸 것 같다〃고 밝혔고, 윤진서 역시 “여성들의 비밀스런 마음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영화〃라며 자신의 느낌을 전했다. 이민기는 “스크린으로 보는 자신의 모습에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영화 자체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시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은 오는 2월 8일 개봉을 시작으로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