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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 킬러’, 과연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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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호 ⁄ 2007.08.27 12:00:36

보통의 연쇄살인범들은 주로 여성을 범죄대상으로 선정합니다. 그 유명한 ‘잭 더 리퍼’나 ‘테드 번디’도 그랬던 경우죠. 그런데 ‘조디악 킬러’는 특이하게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이르는 ‘연인’을 초반의 주된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연인의 데이트, 여성으로서는 사랑하는 남성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어쨌든 ‘안도’를 느낄 가능성이 더 커질 것입니다. 남성으로서도 자신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인식하면서 위험이 쉽게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혈기가 가장 왕성해 위험에 대한 인식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연령대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는 겁니다. 방심은 언제나 위험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조디악>에서도 지켜보셨을 것이며,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도 지켜보셨을 겁니다. 남성은 대개, 뭔가 미심쩍고 위험이 올 것 같은 상황이라면 본능적으로 사랑하는 여성을 지키고, 남성으로서의 정체성 과시를 위해 그 위험을 애써 무시하거나 호방하게 행동하려는 경우가 많죠. 똑똑한 ‘조디악 킬러’는 그 심리를 노리면서 ‘연인’을 범행대상으로 선정했을 겁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여성만 죽이고, 남성은 살려놨죠? 영화 <조디악>에서는 “여자에 정신이 팔려 남자에 대해서는 잊었을 것”이라지만, 뭔가 조금 허전합니다. 제 생각엔, ‘남성’은 자신이 사랑하던 여성이 죽었음에도 살았다는 것의 비참함을 느끼게 해주려고 일부러 살려뒀을 겁니다. 프로파일링의 기초는 “내가 범인의 입장이 된다. ‘나’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그에게서 발견된 여러 가지 정황과 증언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①각종 무기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②짧은 헤어스타일에 각진 인상 ③몽타주에서 엿보이는 인상은, 어딘가 이지적인 분위기가 다소 두드러진다 ④초반에 많은 사람들을 경악케 했던 그 복잡한 암호문 ⑤언론의 속성을 잘 알고 이용하는 듯한 ‘언론 플레이’ ⑥유독 강하게 의식하는 ‘경찰’에 대한 경쟁 심리 ⑦평범한 물건들로 살인무기를 만들어 활용한다는 일부 증언(사람 죽이는 기술을 안다는 뜻) ⑧지문까지 지우기 위해 ‘비행기 시멘트’라는 과감하고도 놀라운 발상까지 실천했다는 주장 제 개인적으로 추정하는 ‘조디악 킬러’는 경찰 출신입니다. 그것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 특수한 경찰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문가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놀쓰베이 지역에서 사람들을 죽인 것도 바로 나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어제 제대로 수색만 했더라면 나를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시끄럽게 오토바이 소리만 내더군.” “나는 조디악 킬러다. 다시 돌아왔다. 난 여기 있다. 사실 늘 여기 있었다. 경찰관들도 솜씨가 괜찮지만 난 훨씬 더 영리하다.” “아직까지 나는 지문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경찰의 말처럼 비닐장갑을 쓴게 아니라, 내 손가락 끝에 모두 비행기 시멘트로 두번 코팅했기 때문에 나는 지문을 남길 수 없다.” “경찰은 결코 나를 잡을 수 없다. 내가 그들보다 훨씬 똑똑하기 때문이다.” “경찰이 무기로 범인을 잡으려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내가 택시에 가짜 실마리를 남긴 이유는, 경찰들이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경찰들(blue pig)을 괴롭히는 게 즐겁다. 당신네들이 경찰차의 사이렌소리를 감추려고 소방차를 타고 다닐때 나는 공원에 있었다. 그 개들은 내 곁에 2 블럭도 가까이 오지 못했다. + 그들은 왼쪽으로 가고 있었다. + 두 그룹의 주차만 있었다. 10분 동안 오토바이가 150피트 정도 남쪽에서 북서쪽으로 갔다. (수정) p.s. 내가 택시에서 뜬 후 2명의 경찰들이 바보짓을 했다. 내가 공원 쪽으로 걸어 내려가고 있을 때 그 경찰들이 나를 보고 수상한 자를 봤는지 묻길래 내가 총을 흔들면서 달려가는 남자를 봤다고 말했다. 경찰이 쏜살같이 달려가더군. +내가 가리킨 방향을 돌때 나는 공원 안으로 사라졌지. Hey pig doesnt it rile you up to have your noze rubed in your booboos?” “죽음의 기계는 이미 만들었다. 사진을 보내겠지만 경찰들이 또 다시 그것을 물고 늘어질것 같군. 하지만 이 기계의 가장 좋은 점은 어디서든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로만 만들어진다는 것이지. 1 bat. Pow clock -- will run for aprox 1 year 1 광전자 스위치 2 구리 스프링 2 6V 차량용 배터리 1 손전등용 전구 + 반사경 1 거울 2 검정색 구두광택제를 바른 18인치의 마분지원통” ■ ‘조디악 킬러’, 그 대담한 ‘자기 과시’의 정체는? ‘조디악 킬러’는 남성이 두 눈 뜨고 여성의 곁을 지키고 있음에도 대담하게 접근해 총기를 난사하거나, 칼을 이용해 수도없이 상대를 난자합니다. 대담하기 이를데 없는 자신감입니다. 자신의 육체적인 능력에 우월감과 자신감을 느껴야만 ‘남성’의 존재를 알면서도 대담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그에게도 연쇄살인범들의 전형적인 문제점 중 하나, ‘성(性)’에 관련된 문제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연인의 데이트를 굳이 훼방 놓으려 했다는 점, 섹스라는 교점으로 탄생한 ‘갓난아기’에 대해서도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는 점을 깊이 감안했기 때문입니다. 성범죄에 연루돼 불명예퇴직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성적인 매력이나 능력이 떨어져 그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거나. 육체적인 힘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남성의 자부심이 극대화되는 성 능력에 문제가 있는 인물.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은밀하게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떠들썩하게 되찾고자 했던 인물일 수도 있는겁니다. 언론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지고, 그 도전장에는 난해한 암호문과 도발적이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논조, 앞서 언급한 도전장의 일부에서 잘 드러나는 경찰을 조롱하는 태도 등, 자기 과시를 못해 안달이 난 인물입니다. 자기 과시에 모든 것을 기울이는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존심에 중대한 흠집이 났을 가능성이 큰 인물입니다. 아래의, 그가 언론에 보낸 ‘도전장’에 그것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조디악이다. 우선 한번 웃어주길 바란다. 이제 아직까지 듣지 못한 나쁜 뉴스를 듣게 될 것이다. -추신- 이 암호를 일면에 실어줄 수 있겠나? 무시당하면 끔찍이 외로워서 또 다시 그 짓을 할 수도 있다!!!!!!” 그 당시에, 그렇듯 ‘불명예 퇴직한 경찰 출신’들에 대해서도 좀 세심하게 살펴봤더라면, 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여전합니다. ■ 살인사건, ‘치정이나 원한’이 전부일까? 살인사건이 벌어지면, 늘 지겨운 멘트가 하나 들립니다. “치정이나 원한 관계로 추정된다”, 물론 이게 가장 근거 있는 이유겠지만, 이 틀에 너무 갇혀있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자본주의가 심화될수록, 저런 연쇄살인범들은 자주 출몰할겁니다. 거칠게 정리하자면,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을 소외시키는 구조로 구성됩니다. 소외된 이들 중에서 강박관념이나 자의식이 과잉된 이들 가운데서, 어느 날 갑자기 연쇄살인범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좀 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수사가 밑바탕에 깔려야 합니다. “원한이나 치정”만이 살인의 필요조건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저런 인물들이 느닷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보다 분석적으로 사건을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프로파일링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바로 이 팀이 ‘양지승양 유괴살해사건’의 범인을 결정적으로 추적했다고 하죠. 이 ‘팀’이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해, 끔찍한 살인범들은 반드시 붙잡힌다는 교훈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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