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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대통합신당 어쩌려고 손학규 뽑았나

‘제2의 한나라당’될지…총선 의식한 결과라는 관측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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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호 ⁄ 2008.01.14 16:11:03

쇄신위가 출범하면서부터 불거진 ‘손학규 추대론’을 몰아온 대통합민주신당은 결국 한나라당 수뇌부 출신 손학규 경기도 전 지사를 새로운 당의 총수로 뽑고야 말았다. 손학규 대표는 14년간 한나라당을 지키며 한때 당 경선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유력인사였으나, 지금은 첫 취임사로 “생명과 자연을 훼손하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추진을 막겠다”며 자신과 같은 출신인 이명박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10일 중앙위원회의 표결이 끝나고 손학규 전 지사가 대표로 선출되자, 대표적 친노 인사인 이해찬 의원은 “손학규가 이끄는 통합신당은 정체성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탈당을 선언했다. ■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색작업 손학규 전 지사는 한나라당 경선후보를 거부하고 나와 당적을 옮기고, 경선에 실패한 후 줄곧 정동영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집권당을 이어가기 위해 분투하면서 한나라당 정체성 탈피에 온 힘을 기울였다. 한때 한나라당 정체성을 들어 추대 반대론을 제기하던 당내 인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정도로 정체성 논란에 민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출신이 정치적 방향 등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친김대중·노무현 정당의 수장이 된 것은 여러 모로 의문을 갖게 만든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자신이 아닌 정동영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서운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전언을 볼 때, 김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노무현 정부에 반대입장을 펴왔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도 원만할 리 만무하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반통합신당 인사인 손학규 대표가 통합신당호의 선장이 된 것은 여러 모로 친정권 세력에게 불편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표로 추대된 것은 어떤 이유인가? ■ 역시 총선을 의식했기 때문인가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손학규 전 지사를 대표로 추대한 배경은 아무래도 90일 안으로 바짝 따라온 총선을 의식한 결과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대선에 이어 참여정부 심판론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18대 총선이 진행될 경우 대통합민주신당은 백전백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새로 출범한 이회창의 자유신당이나 젊은층의 지지를 받으며 새로 쇄신분투하고 있는 한국창조당에게 제1야당의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편함이 당내 의원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손학규 대표는 과거 경기도지사로 활동하는 동안 주민들의 민심 관리를 잘 해온 탓에 그의 경기도 대세론이 아직 유효하다는 평가를 얻어 왔다. 그를 대표로 해서 경기도 천여만 명의 표심이 신당에 안착할 경우 제 1야당의 자리는 무사할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 않은 것이 당내 결속과 지도체제 안착 여부이다. 당내 핵심세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탈당은 이미 치명적이며, 그로 불거진 친노 인사들과 손학규 반대세력이 줄탕당할 경우 상황은 더욱 힘들어진다.

■ 지도부 잘 적응할까…당 정체성 재정립 여부도 관건 이미 일부 호남 출신 의원들은 10일 발기인대회를 단행한 ‘昌당’에 합류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문제도 있다. 손 대표는 대표당선의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우리는 새로운 진보세력임을 자임할 것”이라 자신있게 말했다. 이미 이번 정부의 실패와 진보세력의 몰락을 통해, 지금의 정치는 ‘진보 대 보수’의 이념싸움에 대한 패러다임을 벗어났다는 게 그간의 가르침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진보’라는 말을 들어 당내 인사들의 귀에 좋게 들리는 말로만 꾸며댄 것이다. 이미 진보좌파 정권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실감한 국민들에게 다시 해묵은 진보 이념을 표명할 경우, 쇄신이 아닌 퇴보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손학규 대표는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반성과 쇄신, 변화”라고 역설했다. 시대퇴행적인 진보 이념에서 헤어나와 야당으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것이 신당의 성공 관전이다. <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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