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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누가 하냐고? 2030 우리가 한다”

애물단지 정기적금 화려한 부활, 안전성·목돈마련 새롭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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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호 성승제⁄ 2008.06.23 17:24:18

은행 상품 가운데 애물단지로 전락한 정기적금이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정기적금은 서민들에게 초점을 맞춰 불과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재테크 상품으로 꼽혔다. 초보 직장인, 맞벌이 부부들은 결혼 전후부터 한두 푼씩 모으기 시작해 2~3년 후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 또, 당시 금융권 내에서는 이렇다 할 재테크 상품이 마땅치 않아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많지 않은 이유도 한 몫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금융권에서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는 주식·펀드·특판예금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다양한 재테크 상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정기적금은 금융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조정기간을 받아 온 정기적금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기적금이 새롭게 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주식·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또, 2030세대는 대부분 사회 초년생들로 구성돼 목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율은 조금 낮지만 보다 안전하고 계획성 있게 목돈 마련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크고 무엇보다 국내·외 증권시장이 조정기간을 받으면서 젊은 층이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불안요소가 어느 정도 사라지고 증시도 안정세를 찾아간다면 적금을 해지하고 또 다시 증시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시중자금 잡아라” 마케팅 강화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기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은행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일명 ‘머니 무브’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국민은행. 국민은행의 ‘가족사랑자유적금’은 불과 출시 7개 월 만에 가입계좌 수 50만좌를 돌파하며 동시에 저축금액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최근 수년 간 적립식 펀드의 열풍에 밀려 목돈마련 재테크 수단에서 외면받아 오던 은행 적금상품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금융 소비자들의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이율이다. 이 상품은 가입고객의 가족 수와 고객이 정한 목표금액 달성 여부에 따라 정기예금에 버금가는 연 5.6%의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가입고객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건강상담, 맞춤형 건강검진 설계 및 해외치료 지원 서비스 등의 헬스케어 서비스, 웨딩 컨설팅 또는 이사·장례 서비스 등을 할인받을 수 있는 가족사랑 지킴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도 인기다. 이 상품은 출시 한 달여(영업일 기준) 만에 10만 계좌를 돌파한데 이어, 6월 17일 현재 14만 계좌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약 3000계좌가 신규로 유치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실적은 기업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예·적금 상품의 하루 평균 가입자 450명에 비해 7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서민섬김통장은 1인당 예·적금 2000만 원 상한선을 둔 금융권 최초의 ‘역발상’ 상품으로, 1년제의 경우 기본 금리 연 5.4%에 △신규 고객 0.3%p, △급여이체 및 다른 금융상품 가입 0.3%p 등의 추가 금리를 얹어주는 구조다. 2년, 3년 만기 적금의 경우, 기본 금리 5.5%에 추가 금리를 받으면 최대 6.1%의 금리 혜택이 가능하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은 ‘네이밍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통장 이름을 지을 수 있어 ‘부모섬김통장’ 등이 ‘서민섬김통장’을 대체하는 이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가입과 동시에 연결 적금에 자동으로 신규 가입되면서 정기예금의 월 이자를 적금에 투자해 복리효과가 발생하는 예·적금 패키지 상품인 ‘팝콘 예금’을 판매 중이다. 급여이체 고객과 우리카드 이용 고객, 65세 이상 가입고객에게는 각 항목별로 0.1%씩 최대 0.2%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2년제 최고 6.12%, 3년제 최고 6.39%를 지급한다. 하나은행은 소득세법상 올해 말로 생계형 및 세금우대 등 절세형 상품의 폐지를 앞두고 서민금융상품 우대금리를 적용해 시행한다. 하나은행은 만기 2년 이상 고단위 플러스 정기예금의 생계형 및 세금우대 상품에 대해 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2년제 5.9%, 3년제 6%를 각각 지급한다. 시중은행의 이자율이 성에 안 찬다면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려보자. 시중은행들이 5%대 초중반의 이율을 주는데 비해, 저축은행에서 내놓은 대다수의 예금상품들은 모두 6.5% 이상의 고금리혜택을 고객들에게 주고 있다. 여기에 우대금리까지 적용되면 최고 7% 이상도 가능하다. ■시중은행보다 높다… 저축은행 고이자 적금 상품 출시 저축은행의 경우 6월 결산법인이 대부분이어서, 현 시점에서 은행의 자금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신상품이 드물다. 하지만 기존에 나와 있는 인기상품들을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각 상품마다 요구하는 부가조건들에 맞춰 가입할 경우 고금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우선,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은 만 40세 이하의 맞벌이 부부에게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파이팅 맞벌이 정기적금’을 판매 중이다. 가입한도는 월 10만~100만 원(1인 기준)이며, 가입기간은 24~36개월이다. 적용금리는 일반 정기적금 기본금리(연 6.6~6.7%)에 0.2%포인트를 더한 연 6.8~6.9%이다. 특히, 다자녀 세대의 재산 증식을 돕기 위해 자녀가 여러 명인 맞벌이 부부의 경우 둘째 자녀부터 1인당 0.1%포인트씩 금리를 가산해준다. 또 ‘파이팅 2030 정기적금’은 거래실적이 2년 이상인 경우 0.1%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준다. 다만,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맞벌이 부부 가운데 한 명은 일반 회사원(근로소득자)이어야 하며, 가입자의 나이가 만 40세 이하여야 한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상품 출시를 기념해 향후 3개월 간 가입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여행상품권(100만 원), 스팀 오븐(60만 원) 등 푸짐한 경품도 증정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6.5%의 금리에 헌혈을 하면 특별금리를 얹어주는 ‘사랑나눔 정기적금’을 판매 중이다. 2년제 단일 상품인 이 적금은 만기 해약할 경우 0.5%의 특별금리를 제공해 최고 7%대의 고이율이 가능하다. 반면, 부동산·주식시장에 투자해 온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고유가와 세계경제 둔화 영향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예·적금 이율은 기대에 못 미치고, 일부 중국 펀드는 아예 이자율이 마이너스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시장도 참여정부 이후 죽 쑤는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 ■투자자들, “내 돈 굴릴 곳 없나요” 이에 따라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예금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무엇보다 이자율이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더 심각한 상태가 초래된 셈. 코스피가 1750 근처에서 움직이며 다시 한 번 매수 기회가 왔다는 말들이 많지만, 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투신사) 펀드 매니저들은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염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땅한 호재가 보이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쉽게 주식을 살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사들 역시 투자보다 관망을 선택하는 추세다. 신한은행 강남 센터의 한 PB는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호소했다. 특히, 최근 자산운용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들어 13일까지(영업일 기준) 7,381억 원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순유입됐다. 특히 지난 6월 13일에는 2,180억 원, 12일에는 1,940억 원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이틀째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13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에만 42%(3,109억 원)가 쏠려 다른 운용사들 사정은 크게 넉넉지 않아 보인다. 증권계의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편”이라며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도 생각만큼 시원치 않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해결을 위한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몰고 와 다들 겁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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