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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한 펀드… 투자자들 “나 어떡해”

10개 중 8개 수익률 마이너스… 환매·투자 놓고 고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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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호 성승제⁄ 2008.07.16 10:17:31

고유가로 인해 펀드 투자자들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코스피 지수는 10일 기준 1500대까지 떨어졌고, 덩달아 주식형 펀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시된 펀드 가운데 10개 중 8개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문조사까지 발표돼, 말 그대로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 작년 9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 3000만 원을 투자한 직장인 노수심(남·39) 씨는 얼마 전부터 인터넷 뱅킹을 끊었다. 수익률이 연일 하락해 인터넷 뱅킹을 할 때마다 스트레스만 잔뜩 쌓이기 때문. 노 씨는 “만기 적금과 예금을 탈탈 털어 2500만 원을 해외 펀드에 가입했는데, 가입하자마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당시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한 달 뒤 500만 원을 더 투자했는데, 10개월이 지난 이자는 고사하고 700만 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그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매달 출근하자마자 인터넷 뱅킹을 보며 불어나는 예금을 보는 낙으로 살았는데, 요즘엔 낙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바뀌었다”며 “해당 운용사에 물어보니 장기적으로 보라는 말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 지난해 10월 해외 펀드에 2000만 원을 투자한 직장인 양우려(여·33) 씨는 고민에 빠졌다. 지난 11일 기준 펀드 수익률이 -34%를 기록했기 때문. 1년도 채 안된 시기에 700만 원이 넘는 돈을 까먹은 셈이다. 양 씨는 “수익률을 보면 너무 속상하다”며 “당장 해지해야 하는지, 투자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내·외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최고의 투자 품목으로 떠오른 펀드 상품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펀드를 해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저점을 기다려 더 투자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장기를 보고 기다려야 하는지 헷갈려 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조정기간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환매’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주 자산운용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9일 하루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1021억 원이 유입됐지만, 환매가 1115억 원이 발생하며 전체적으로는 93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또, 이달 들어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5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날 하루에도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1323억 원의 환매가 발생한데 비해, 신규 유입은 고작 220억 원으로 1103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 해외 펀드 NAV 50조 원 아래로 추락… 환매 두드러져 현재 환매 바람이 거센 곳은 단연 해외펀드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순자산총액(NAV) 규모가 50조 원 아래로 떨어질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규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중국 등 해외 펀드에 열광했던 투자자들이 올 들어서는 해외보다 국내로 회귀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 순자산총액은 51조85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 53조53억 원보다 하루 만에 1조1513억 원이나 감소한 셈이다. 지난 5월 말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 순자산총액은 60조8031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 열흘이 채 안된 기간에 10억 원 가량이 증발했다. 해외 주식형 부문에서 펀드 유입자금과 운용성과를 더한 순자산총액이 이처럼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일단 해외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크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올 1월까지 한 달 동안 1조3791억 원이 순유입됐던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2월 6607억 원, 3월 2497억 원, 4월 7537억 원, 5월 4960억 원을 각각 기록하며 유입액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 6월에는 한 달 새 고작 1625억 원이 순유입되는가 싶더니, 이달 들어서는 환매가 증가하며 8일 현재 3708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달 3∼8일 사이 해외 펀드에서는 매일 1000억 원 이상씩의 돈이 환매되고 있다. 게다가, 돈이 많이 몰린 중국과 인도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현재 -28.03%, -35.70%를 각각 기록하는 등 모든 펀드 수익률이 급락한 것도 순자산총액 급감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관련 펀드 수익률도 급락하고 신규 자금도 해외보다는 시장 분석이 용이한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 추세”라며 “시장 상황이 호전된다하더라도 이와 같은 현상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 ‘울고’ 증권사 ‘돈방석’ 한편, 펀드 투자자들은 연일 이어지는 마이너스 기록에 울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 아플 노릇이지만,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경쟁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이 최근 내놓은 증권산업 보고서에서 의하면, 삼성·대우·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상위 7개 증권사가 올해 1~6월 벌어들인 순이익이 7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별 순이익 전망치는 삼성증권이 18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투자증권 1633억 원, 대우증권 1349억 원, 한국투자증권 1381억 원, 미래에셋증권 862억 원 순이었다. 4~6월 순이익은 4159억 원으로, 전 분기(1~3월) 3712억 원에 비해 10.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수탁수수료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곳은 대우증권(1727억 원)이고, 이어 삼성증권(1595억 원), 현대증권(1575억 원) 등의 순이었다. 펀드 판매수수료는 미래에셋증권(1192억 원)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증권사 이익 규모는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다. 저가 수수료 경쟁 등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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