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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8] 올 한해 소비자 '불만 제로' 없다

쥐꼬리·멜라민·철사 등 먹거리에서 나와…소비자 봉으로 여긴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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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8호 김진의⁄ 2008.12.23 15:06:55

광우병 공포에 휩싸였던 소비자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터진 이물질 사건, 멜라민 사건 등으로 충격을 받았으며, 일부 기업들의 몰지각한 상술로 인해 소비자들의 권익이 상실되고 있다. 일부 식품제조업체의 상품에서 쥐꼬리가 나온데 이어 각종 이물질이 빈번히 발생, 올 한 해는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해였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이 같이 기업체들이 먹거리를 갖고 장난치는 것에 대해 정부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여 기업들의 소비자 우롱 행위는 줄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참기름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데 이어,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주)대상의 ‘유기농 참빛고운 참기름’에 대해 식품안전 당국이 긴급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해당제품에서 기준치 2ppb를 많게는 2배 이상 초과하는 최대 4.64ppb의 벤조피렌이 검출돼 긴급회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발암성 물질인 벤조피렌은 물에는 잘 녹지 않으나 에탄올에는 조금 녹는다. 석탄 타르 속에 존재하고, 그 밖에 자동차의 배기 가스, 담배 연기, 훈제식품 등에 미량이 함유돼 있다. 이날 회수조치된 제품은 OEM 업체인 하이원이 생산한 것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정기 수거검사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여기에 보급률 48%, 시장규모 연간 1조2,000억 원대에 이르는 국내 가정용 정수기가 성장 속도에 걸맞지 않게 정수기 업체의 서비스 수준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 올 한 해는 ‘불량식품 공화국’ 오명 정수기 렌털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정수기는 두 집에 한 대 꼴로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 되어 있지만, 부실한 관리와 과다한 위약금 부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을 통해 맑은 물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청호 등의 정수기 업체들은 정부 시책을 교묘히 악용하여 ‘봉이 김선달’처럼 물로 국민의 호주머니를 축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정수기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는 모두 4,200여 건으로, 지난해 상담 건수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9월 해당 업체들에 A/S 체계와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지만, 아직도 시정을 안 하며 이명박 정부의 시책에 역주행하고 있다. 청호 등 렌탈 업체들은 6개월마다 정수기 관리를 해주지만, 정수기 관리자는 물탱크 안은 관리 책임이 없다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러한 관리 소홀로 정수기 임대계약 해지를 요구하지만, 업체 측은 한 달 사용료의 4배가 넘는 22만 원을 위약금으로 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들이 믿고 마셨던 청호나이스(회장 정휘동) 정수기에서 일반세균 및 대장균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청호 정수기는 필터 불량으로 집안을 물바다로 만들어 놓은 일도 벌이진데 이어, 정수기의 퓨즈가 터져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사고도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멜라민 파동에 이어 정수기의 대장균 파동으로 이제는 물도 제대로 믿고 마실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에서 보급하고 있는 ‘아리수’가 정수기 물보다 더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정기적으로 정수기를 관리해주는 ‘플래너(관리사원)’가 가정집을 방문한 과정에서 물의 정수 상태에 의심을 품은 소비자가 직접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하면서 불거졌다. 검사 결과, 일반세균은 기준치의 16배를 초과했으며, 대장균까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호나이스뿐만 아니라 국내 정수기에 대해 의문을 갖는 소비자가 많은 것이 더 문제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한국소비자원의 인터넷 상담 목록에 접수된 정수기 관련 민원을 살펴보면 총 843건이 제기되는 등 일일 평균 2.3건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물질에 대한 항의뿐 아니라 렌탈 서비스에 대한 불만, 부당 계약 등에 대한 항의가 절대 다수의 민원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민원 발생 즉시 가정을 방문해 경위조사를 마쳤으나, 수인성 세균인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일반세균 역시 적정 검출기준이 애매해 정책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정수기 퓨즈 터져 화재 날 뻔 정수기를 사용하는 시민 김모(45) 씨는 “정수기 렌탈 업체가 사업소 및 관리사원에게 정기적인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초에도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필터 교환을 잘못 받아 온 집안이 물바다가 됐는데도 회사 측이 한 달째 보상을 미루고 있어 억울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서울시 구로구의 최모 씨는 지난 4월에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구입해 사용하다 지난 9월 11일 처음으로 필터 교환을 받았다. 그런데 필터교환받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온 집안이 물바다가 돼 있었다. 집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한 기사는 최 씨에게 “피해 보상금을 200만 원 이하 선에서 합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최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집주인은 최 씨에게 “알아보니 마루 공사 비용만 200만 원이 넘는다”고 알렸고, 최 씨도 여러 군데 공사비용을 알아보니 200만 원 이하에 마루 공사를 해주는 곳은 없었다. 또, 지난 3월 27일 청호나이스 정수기의 퓨즈가 터져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소비자 신모 씨는 친지 결혼식이 끝난 후 많은 친지와 가족들이 모여 집에서 담소를 나누는데, 타는 냄새가 나면서 갑자기 뻥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정수기 뒷면의 퓨즈가 다 타서 연기가 났고, 나무로 된 문이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 기업, 그때뿐인 반성…소비자만 ‘봉’ 지난 10월 멜라민 파동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크라운제과의 초콜렛 ‘미니쉘’에서 애벌레가 나와 충격을 줬다. 울산에 사는 고등학생 이모(17) 군은 11월 28일 슈퍼마켓에서 미니쉘을 산 뒤 독서실에서 미니쉘을 먹던 중 경악을 금치 못했다. 5개 중 마지막 남은 한 개의 포장을 뜯는 순간 하얀 애벌레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애벌레는 살아서 움직이며 이 군보다 먼저 초코렛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이 군은 “요즘 중국의 멜라민 때문에 국내 과자 업계도 혼란인데 이렇게 벌레까지 나오니 정말 믿고 먹을 게 없다”며 “할 말을 잃게 만든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 군은 크라운 고객센터에 신고하고 문의 글을 올렸지만, 크라운 측에서는 3일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고 한다. 먹거리 이외에, 보험사들도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의 보험에 대해 손보사 간의 들쭉날쭉한 기준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해상의 자회사인 현대하이카다이렉트(대표이사 허정범)의 현대하이카가 가장 적게 보상을 해줘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대로 모르고 가입한 소비자들은 짠 보상금 때문에, 사고가 났을 경우 병원비로 고생할 수밖에 없다. ■ 보험사·가전사들도 변명과 책임회피 보험소비자연맹 산하 교통사고피해자구호센터가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자동차보험 회사의 교통사고 지급보험금 실태를 분석한 결과, 현대하이카(124만 원), 교원나라(131만 원), 현대해상(137만 원) 순으로 적게 지급하였다. 최근 8년 간 교통사고로 지급한 평균보험금은 142만 원으로 보험사 간에 들쭉날쭉하여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지급보험금이 오히려 감소하거나 수년 간 동일수준이어서 교통사고 보험금이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에 이어, 전자제품에서도 소비자는 봉이었다. LG전자가 생산한 노트북에 이어 TV까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보증기간이 끝났고 TV에 먼지와 습기가 많아 생겨난 일이라며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경상남도 울산시 반구동의 한 아파트에서 3살, 5살배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 신모 씨는 지난달 중순께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건을 경험했다. 여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TV를 틀고 주방에서 물을 마시던 중, 5년 전에 혼수용품으로 장만한 LG전자의 44인치 ‘엑스캔버스 프로젝션 TV’에서 갑자기 두 번 펑 소리가 나면서 전기 타는 냄새가 진동했기 때문. 폭발하는 순간 TV는 꺼졌지만, 한동안 듣기 싫은 소음이 크게 진동했다는 게 당시 신 씨의 증언이다. 신 씨는 급한 마음에 곧바로 두꺼비집을 내리고, 혹시라도 대형 폭발로 이어져 잠자고 있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한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 큰 폭발은 없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위협감에 그는 곧바로 울산 LG서비스센터에 상황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습기나 먼지가 많으면 고압 부문이 터질 수 있다”며 “터진 부문은 유상수리해야 한다”고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 떠넘겼다. 심지어,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없느냐는 신 씨의 질문에 LG 측은 “만약 불이 나면 보상팀이 따로 있다”며 “아직 (폭발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해당 제품이 폭발해야 보상이 가능한 셈이다. 신 씨는 “만약 (TV에서) 위협감이 없으면 수리비를 주고서라도 제품을 수리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언제 또 어떻게 폭발할지 몰라 TV도 못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폭발이 아니라 연소된 것뿐”이라며 “교체비용이 6~8만 원 밖에 안된다. 내부 규정상 부품 비용은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브라운관 TV는 먼지와 습기가 붙으면 어떤 제품이라도 연소될 확률이 있다”며 “그렇다고 기업에서 TV 자체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줄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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