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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는 북이 아닌 왕녀였다

SBS 새 월화극 <자명고> 3월 10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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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8호 이우인⁄ 2009.03.10 13:37:25

<자명고>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바탕으로하여, 적이 침입하면 스스로 우는 북 ‘자명고’(自鳴鼓)가 실은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낙랑공주(박민영 분)·자명공주(정려원 분)·호동왕자(정경호 분) 세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과 갈등을 담은 ‘팩션’(faction)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총 4개의 의문 혹은 이유에서 출발한다. 첫째, 자명고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북이 아니라, 낙랑국의 신기(神技)로 예언의 능력을 가진 왕녀였다. 둘째, 구국의 남자 영웅담은 이제 고리타분하다. 셋째, 영화 <와호장룡>에 버금가는 여성 무협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다. 넷째, 역사의 패자인 낙랑국을 조명한다. 이와 관련, 3월 2일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정선희 작가와 이명우 PD는 <자명고>에 대한 전반적인 구도와 이야기를 전했다. 자명공주는 낙랑국의 왕 최리(홍요섭 분)와 제1부인 모하소(김성령 분) 사이에서 태어난 왕녀이다. 구국의 신탁을 받고 태어난 영웅이지만, 최리의 제2부인 왕자실(이미숙 분)의 딸이자 한날한시에 태어난 낙랑공주에게 왕녀 지위를 빼앗기고 왕자실에게 비참하게 버려져 척박한 인생을 산다. 훗날 자명공주는 고구려 대무신왕 무휼(문성근 분)의 아들 호동왕자를 둘러싸고 낙랑공주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고구려와의 전쟁으로 사랑과 조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운명의 기로에 놓이자, 나라보다 사랑을 선택하는 낙랑공주와 달리, 자명공주는 사랑을 포기하고 대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녀의 선택은 부여를 완전히 복속시키고 낙랑을 멸망시켜 대국을 이루겠다는 야심의 호동왕자와 숙적을 이루게 한다. <자명고>는 소지섭·신현준 주연의 SBS 수목극 <카인과 아벨>에 이어 SBS가 상반기에 내놓는 야심작으로, 3월 10일 오후 9시 55분에 1, 2회가 연속 방송된다. ■KBS2 <꽃보다 남자>와 대결, 승산 있을까 <자명고>는 정려원·박민영·정경호 등 남녀 주인공을 비롯하여 이주현·문성근·이미숙·김성령·성현아·김가연·홍요섭·이한위·여욱환 등 막강한 조연을 자랑한다. 또 기존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여 해석을 붙이는 정도에 그친 여타의 사극과 다르게, <자명고>는 그 시대 사람들이 생각했을 법한 이야기, 인간의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여성 출연진이 남성보다 수적으로 더 많지만, 기존의 궁중 암투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펼치는 무협극으로서 호쾌한 여성 무협의 세계를 그린다. 자명공주가 사용하는 검법, 낙랑공주가 사용하는 금침(金針) 암기와 우아한 연검술, 호동왕자가 익힌 고조선의 검법과 태극권, 낙랑공주의 어머니이자 자명고의 정적 왕자실(최리의 제2왕후/ 이미숙 분)의 특기인 독살법 등 다양하고 색다른 무술이 등장한다. 대무신왕 무휼(문성근 분)과 호동왕자가 이끄는 고구려의 영토 확장 전투 신도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하다. 하지만 <자명고>는 KBS2 월화극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와 경쟁해야 하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그나마 김수현 드라마의 대체 재방송, <자명고> 스페셜 방송으로 MBC <에덴의 동쪽>의 마지막 방송과 겹치는 불상사는 모면했지만, 아직 8회 분량이 남은 <꽃남>과의 초반 경쟁은 불가피하게 됐다. 물론 50부작인 자명고는 <꽃남>이 끝난 뒤에 남는 분량이 5배도 넘지만, 드라마는 초반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끝까지 사랑받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에 초반 시청률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10~20대의 여성. <꽃남>이 여심을 사로잡는 잘생긴 꽃미남과 멋진 장소·패션 등으로 단단히 무장한 반면, <자명고>는 아름다운 여성들이 극을 이끌어 가는 여성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꽃남> F4 4인방을 뛰어넘을 남성이 출연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자명고>의 젊은 남자배우는 정경호·여욱환이 전부여서 수적으로도 확실히 <꽃남>에 밀린다. 또한 <자명고>의 작가·감독·주연들 대부분이 사극 초보인 점 역시 성패의 관건이 된다. 이와 관련, 이명우 PD는 “배우들이 기존의 사극 톤이나 연기에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오히려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인공 자명 역의 정려원 역시 “모두가 처음이라 더 좋았다”며 “사극에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대하사극이지만 판타지도 있고 멜로도 ‘짱짱’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과연 사극과 맞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사극 출연을 망설였다는 문성근은 “<자명고>는 새로운 느낌의 사극인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며 “중장년층이 주인공을 맡는 다른 사극과 다르게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새로운 감각, 젊은 감각으로 만드는 사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무신왕의 제1왕후 ‘송매설수’ 역의 성현아는 이번이 <이산>(MBC) 이후 두 번째 사극이라고 밝히며 “<자명고>는 정형화된 틀을 깬 새로운 사극이라는 점에 끌렸다. 특히 송매설수는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흥미로운 역할”이라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자명고가 여자? 정선희 작가 = “자명이 하늘에서 내려온 신명한 북이 아니라 실은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어요. 이 드라마는 거기서 출발하죠. 생각해보니 불과 2,000년 전에 그런 신물(神物)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결국은 모두 상징이 아니었겠나 싶었고, 그렇다면 그 상징을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하게 됐죠.” 여성무협극 이명우 PD = “<자명고>는 여성 주인공들의 액션 연기가 주가 되는, 기존의 남자 영웅담과 다른 ‘여성 무협극’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극 전개에서 대결 구도를 이루는 낙랑·자명 공주 등 두 사람 사이의 불꽃 튀는 액션 연기가 극의 주요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여성들이 펼치는 무술 정선희 작가 = “‘역사 속의 여성 영웅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이런 호기심을 갖고 시작한 작품입니다. 주로 상상을 통해 펼쳐낸 여성들의 무술은 기존 남성들의 액션에 비해 우아한 아름다움이 있을 거예요.” 이명우 PD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해 좀 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특히 극중 자명공주 역의 정려원은 와이어 액션 등을 시도하기도 했죠.” 패망한 국가 낙랑국 조명 정선희 작가 = “최근 고구려를 조명한 사극이 잇따랐는데, ‘과연 고구려만 선(善)이고 , 고구려에 패망한 국가들은 악(惡)이었을까’란 의문이 들었어요. 결국 사극은 드러난 현상과 이면의 의미를 어떻게 직조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란 화두를 가지고 집필에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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