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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쓰는 가전제품 모으면 도시도 金鑛

서울시 등 지자체, 폐가전제품서 금·은 추출하는 ‘도시광산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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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3호 박성훈⁄ 2009.04.13 15:18:04

집안에 혹은 쓰레기 더미 속에 쓸모없이 방치돼 있는 휴대폰·PC·전자제품 등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휴대전화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현재 사용 중인 휴대폰은 4,500만 대에 이른다. 또, 휴대폰이 출시된 1996년부터 10년 간 미회수돼 가정에서 보관하고 있는 휴대폰은 추정치로만 2,800만 대이다. PC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에 보급된 PC와 회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업무용 PC는 약 1,500만 대로 추정되고 있다. 전국에 보급된 전자제품도 29종에 이른다. 가전제품에는 금·은 등의 유용한 금속이 함유돼 있어 재활용하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국적으로 휴대폰 보유량은 3,042톤으로 2,589억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PC는 12만1,584톤에 4,799억 원, 가전제품은 471만1,112톤에 8조9,102억 원의 가치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폐전자제품을 회수해 금·은 등의 고가 금속이나 팔라듐·인듐·로듐·탄탈륨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도시광산화(Urban Mini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광산’이란 휴대폰 등 폐전자제품에서 금속자원을 회수, 재활용하는 신종산업으로, 1980년대에 일본에서 최초로 사용한 단어이다. 금·리튬·타이타늄·코발트·니켈 등 값이 비싸고 국내 생산량이 많지 않은 금속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비도시지역에서 광물을 캐는 일반 광산업과 달리, 도시인들이 사용하다 버린 폐가전제품에서 자원을 얻는다는 점에서 ‘도시광산업’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도시광산화‘가 자원고갈 시대를 맞아 녹색성장산업의 새로운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휴대폰, 금광석보다 80배 많은 금 추출 도시광산화의 경제적 효율성은 재활용 분야에서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테면, 휴대폰 1톤에선 400g, PC 1톤에선 52g의 금이 추출된다. 이는 금광 부들이 금광석을 1톤 채굴해 5g의 금을 추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4배에서 크게는 80배까지의 함량에 이르는 규모이다. 3㎏의 은, 100㎏의 구리도 만들어낼 수 있다. 김기춘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장은 “경제 및 환경,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는 도시광산화사업은 세계적인 IT 기술 발달 추세와 점차 짧아지는 전자제품 교체주기에 따라 그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서울형 녹색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각 부처별로 도시광산화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해 왔다. 그렇지만 실행주체가 없어 아직까지도 계획 단계에 머무르는 실정이며, 처리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그 동안 사업추진이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다.

■2012년까지 생활폐기물 90% 이상 자원화, 경제효과 1,842억원 서울시는 아직까지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전자제품 폐기물의 재활용 수준을 100%로 끌어올려, 서울을 ‘Zero Waste 도시’로 가꾸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12년까지 현재 54만 대의 휴대폰을 564만 대까지, PC 7만 대를 28만 대까지, 가전제품 20만 대를 424만 대까지 자원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폐전자제품은 회수가능량 1,228만 대의 5%인 81만 대(4,462톤, 114억 원 경제효과)만이 재활용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매립, 소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계획이 성공하게 되면, 2012년까지 생활폐기물의 90% 이상이 자원화되는 성과이다. 매년 서울에서 1,842억 원 가량의 경제효과 및 수입대체효과, 8000여 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가능 하고, 전국적으로 파급 전개될 경우 1조 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연간 CO2 67만 톤 감축 기대 또, 폐기물 매립,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소돼 2010년 이후 서울에서만 연간 67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운수 연구원이 2006년에 작성한 ‘서울시 온실가스 저감목표 수립 및 이행계획 평가’라는 논문에 따르면, 서울시의 온실가스 배출원별 비중에는 폐기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비중이 전체의 12.5%를 차지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4월부터 두 달 간 ‘Zero Waste 도시 서울’ 비전 선언 행사를 열고 ‘폰 기부(Phone Give) 캠페인’ 등을 통해 서울시와 시민·기업이 함께 참여하여 도시광산화사업과 녹색성장을 이끌어 갈 것을 선포한다. ‘폰 기부(Phone Give) 캠페인’은 시민과 기업·사회단체가 참여해 가정 내에 보관 중인 장롱폰을 회수, 처리하기 위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서, 수익금은 자선단체나 지역사회에 환원된다. 방법은 휴대폰 제조사(A/S센터)·지자체·자원봉사센터·사회복지단체 등이 참여해 휴대폰을 수거하고, 전자산업환경협회 회원사(전문처리업체) 등에서 유가물을 추출, 수익금 일부를 자선단체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전용수거함 비치 또, 서울시는 시민들이 폐가전제품을 편리하게 버릴 수 있도록 선풍기·가습기·가스렌지·라디오·다리미·커피포트·시계·MP3 등 20여 종의 소형가전제품에 대한 처리수수료 1000원~3000원을 면제하고, 올해 하반기 중에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소형가전 전용수거함을 비치해 언제든지 편리하게 배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소형 폐가전제품은 처리수수료 납부와 스티커 부착 등 배출방법이 불편하고 번거로워 집안에 방치되거나 일반 재활용품과 혼합해 무단투기되는 사례가 빈번한 실정이다. 또, 분리배출 요령을 잘 몰라 방치되거나 무단투기되는 폐전자제품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교육을 받은 컨설턴트(250명, 구별 10명)가 아파트를 순회, 컨설팅을 실시하는 환경 컨설팅 제도도 도입, 이번 달부터 운영한다. 이 밖에, 대형 가전제품은 신고 전후 처리지연 등의 문제를 개선,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한 예약제와 당일처리제(단, 오후 배출시는 익일 오전 처리)를 통해 신속히 수거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의 적환장에서 적정 처리되지 못하는 월 250톤 내외의 폐전자제품을 원스톱으로 수집·운반·처리하는 자원순환센터를 설치하고, 전문가·시민단체·사회단체가 참여해 도시광산화사업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도시광산운영협의회도 구성,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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