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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구조조정 칼부림 ‘꺼림칙’

자칫하면 해당기업 여신 주거래은행에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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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2호 박현군⁄ 2009.06.16 17:06:59

재벌기업 구조조정의 규모와 범위가 확정됐다. 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13개 주요 시중은행으로 구성된 재벌그룹 대주단이 국내 중견 이상 주요 대기업 473곳을 대상으로 기업의 안정성·수익성·계속성 등을 평가한 결과 23개 기업 워크아웃, 10개 기업 퇴출로 최종 규모를 확정했다. 구체적인 기업명단 등은 금명간 밝혀질 예정이다. 이번 기업평가에서 퇴출대상으로 결정된 10개 기업들은 주거래은행으로부터 기존 예치금 거래를 제외한 어떤 금융거래도 중단된다. 결국 이들이 살기 위해서는 저축은행·증권사·지방은행 등 타 금융사나 외국인 투자자와 신규 거래를 터야 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10개의 퇴출기업과 23개의 워크아웃 기업에는 C&중공업 등 기존 건설사 및 중소 조선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 결정 기업들이 포함된 수치이다. 전체 재벌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본격적인 기업 사정에서 신규로 포함된 기업은 얼마 없다는 것. 그나마 현재 공기업으로 남아 있는 산업은행의 주채무계열이 절반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국민·신한 등 민간은행들이 이번 사정에 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반증이다. 은행권의 리스크 은행권이 이번 구조조정에서 소극적인 이유는 은행권이 주요 고객인 해당 기업의 구조적 문제인 경영권 세습 문제에까지 관여하는 데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주 채무계열 은행들은 우리에게 주요 고객”이라며 “우리는 이들에게 빌려준 돈을 때에 따라 약정된 이자와 함께 돌려받으면 될 뿐 그 기업의 기초체력·건전성 등은 사실 우리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에게 차입금 등을 빌려줄 때 아무 보증 없이 빌려주지는 않는다”며 “만약 해당 기업이 힘들어져서 부채 상환이 불가능하게 되면 부동산·특허권 등 담보된 자산을 통해 회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에서 최악의 경우 잉여자산 매각 혹은 사재출연 등을 통해 부채상환의 의지를 보일 경우 계열사 매각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한 구조조정과 같은 빅딜을 강하게 추진하기는 곤란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심사 대상 430개 기업들이 대주단인 우리에게는 채무자이긴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이들은 자산운용과 수익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VIP 고객이기 때문에 당국의 요구에 따라 구조조정을 강제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조조정에 은행들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대상에 포함된 기업이 끝내 부실화될 경우 이를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두렵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은 청와대의 의지에 따라 전 언론과 국민의 관심 속에 정부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주 채무계열 기업 중에서 작성한 워크아웃·퇴출 명단과 그들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국민과 전 세계에 타전되고 이는 해당 기업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사실과 과정이 공개되면 국내외 건전 금융기관과의 정상적인 거래통로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고, 신용도 하락으로 인해 기존에 행해져 오던 정상적인 상거래에도 심대한 타격을 받게 돼 결국 부도의 길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일말의 회생 가능성도 막아버리게 되면서 결국 해당 기업에 투입했던 여신은 모두 주거래은행의 리스크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주단 소속 은행들이 기업에 제공한 총 신용공여 여신 규모는 우리은행 6조1000억, 국민은행 1조7000억, 신한은행 2조7000억, 하나은행 2조2000억, 외환은행 1조6000억, 기업은행 2600억, 대구은행 4200억, 광주은행 3700억, SC제일은행·시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 9100억, 부산은행 1800억, 대구은행 4200억, 광주은행 3700억, 경남은행 700억, 전북은행 700억 등 모두 26조88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각 은행별 수신고 평균잔액의 최고 10%까지 해당되는 수치이다. 은행의 구조조정 스트레스 “문제없다”는 거짓 은행권은 지난 4월에 금융당국이 발표한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현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때 발표한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는 파생상품에 대한 것으로, 미국발 금융 시스템 붕괴 조짐에 따른 해외 투자 관련 영역에 국한됐을 뿐 대기업 구조조정 결과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기업 구조조정 결과 대부분의 부실기업이 퇴출되더라도 국내 은행들은 건실할 것처럼 뉘앙스를 몰고 가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의도와 명동의 금융시장에는 10월 은행의 현금 고갈론 등에 대한 의견들이 회자되기도 했다. 기업별 신용공여 현황 구체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산업은행 4조, 신한은행 4000억, 광주은행 3000억 원 등 총 6조8000억 원을 빌렸다. 대한전선과 하이닉스는 신한은행에서 무역금융대출 명목으로 각각 6000억 원을 빌렸다. 대한조선은 신한은행에서 RG 1800억 원을 지원받았다. 대한전선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에서 1조2000억 원의 신용공여를 받았다. 하이마트는 기업은행으로부터 1000억 원을 차입했다. 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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