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시끄럽다. 일동제약의 현 경영진인 창업주 윤원영 회장과 대표이사로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금기 회장에 대해 2대주주인 안희태 씨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대주주 간 갈등이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된 안희태 씨의 현 경영진에 대한 이의제기는 막말공방과 막가파식 헐뜯기 논란에 이어 주주총회 표 대결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이후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안희태 씨 측과 일동제약이 올린 9개의 참고서류에는 일동제약 측의 업무상 배임혐의에 대한 주장과 안희태 씨 측의 적대적 기업사냥설에 대한 주장이 올라 있다. 현재 일동제약은 안희태 씨와 그가 주요 주주로 있는 글린우드투자자문, 또 다른 우호지분인 코스모투자자문 등이 적대적 M&A를 위한 악의적 목적을 가지고 선량한 기업을 흔들고 있다며 언론과 주주들을 향해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윤 회장의 경영권 자체는 분쟁과 무관 일동제약은 6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희태 씨와 글렌우드투자자문 등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세력이 68년 역사를 가진 일동제약에 대한 명백한 흠집 내기”라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희태 씨 측은 “우리는 윤원영 회장과 이금기 회장의 경영권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주주로서 일동 후디스 문제, 광고·홍보비 등 비용 과다 문제 등 기업가치를 저해할 수 있는 몇몇 원인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글린우드투자자문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우리는 주요 주주로서 일동제약의 기업가치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대략적 개요를 살펴보던 중 일동후디스에 대한 문제점, 일동제약의 방만한 지출 등 의문 사항들에 대해 물어봤지만 일동제약에서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권리에 따라 우리 측 사외이사 및 감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알아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기 회장의 일동후디스 사유화 논란 안희태 씨와 글린우드투자자문은 “이번 주주 분쟁의 가장 큰 이슈는 이금기 회장의 경영권 문제가 아니고, 이 회장이 일동후디스를 부당하게 사유화한 것이라는 의문에 대한 사실 여부를 이사회 의사록 및 회사 내부자료 등을 통해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태 씨 측에서 제기한 문제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지분 100%를 소유했던 일동후디스가 무상감자, 유상증자, 일동제약의 증자 미참여 후 불균등 유상감자, 일동제약의 감자 참여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거의 40%에 달하는 지분이 이금기 회장과 그의 친인척들에게로 돌아가일동후디스가 일동제약의 자회사에서 사실상 이금기 회장의 개인회사화됐다는 것이 안 씨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안 씨 측에서 입수한 일동후디스 지분구조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일동제약의 지분은 33.33%에 불과하다. 반면, 이금기 씨와 그의 친인척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39.85%로 늘었다. 그리고 윤원영 회장 측의 보유지분율은 8.53%이고, 나머지 18.29%만이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르면, 일동후디스는 일동제약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종속회사였으나, 지금은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의 개인 자회사가 됐다는 것. 이와 관련, 안희태 씨 측은 “결과론적으로 보면 우량기업 일동후디스가 일동제약의 자회사가 아닌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개인의 회사가 됐다”며 “또한 이금기 회장이 일동제약뿐 아니라 일동후디스에도 동시 회장일 뿐더러 사내이사들 중에서 상당수가 중복 선임되는 경우가 많다”며 의도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하여 일동제약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동후디스 인수 후 1년 만에 외환위기 사태가 벌어져 일동제약이 일동후디스에 대한 일체의 지원이 힘든 상황이었고 일동후디스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며 “이에 일동후디스 임직원들과 대리점들이 제3자배정으로 30억 원을 출자해서 지분이 48%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또 출산율 저하, 식품안정성 논란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일동후디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고 중앙연구소 신축 등 설비투자 자금을 외부차입 없이 자기자본으로 조달하여 금융비융 절감효과를 거두기 위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일동후디스 지분율이 33.33%로 낮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금기 대표도 사재를 털어 일동후디스 증자에 참여하면서 회사를 겨우 정상화시켰고, 일동제약은 사업 시너지 효과가 떨어져 보유지분율을 낮추는 것이 일동제약의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경영의사판단의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안희태 씨는 “일동제약의 이 같은 반박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안 씨 측의 글린우드투자자문은 일동제약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근거로 일동제약에서 제출한 제57기(1999년 4월 1일부터 2000년 3월 31일까지) 영업보고서와 제59기(2001년 4월 1일부터 2002년 3월 31일까지)의 영업보고서를 제시한다. 57기 영업보고서에는 “일동후디스는 이유식 일동후디스 아기밀S의 지속적인 매출증대에 힘입어 지난해 전년대비 53% 신장한 286억 원의 매출과 15억 원의 당기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한데 이어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 발매가 예정돼 있어 경영실적이 크게 신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시돼 있다. 또 제59기 영업보고서에는 “계열사인 일동후디스도 종합이유식 아기밀과 고품질 청정분유 트루맘의 성공적 마케팅으로 5년 연속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작년에도 전년 대비 30% 신장한 557억 원의 매출과 40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려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적시해 놓고 있다. 이와 관련, 글린우드투자자문은 “위 일동제약 영업보고서상에 적시된 자회사 일동후디스 평가에 따르면, 일동후디스가 자본잠식과 출산율 저하 논란 등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어 이를 구하기 위해 이 회장이 사재를 털었다는 일동제약의 주장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안희태 씨는 2002년 일동후디스가 실시한 유상증자 가격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당시 일동후디스가 책정한 증자 가격은 주당 5000원. 이는 당시 일동후디스의 주당 순이익 4777원의 1.05배에 해당되는 가격이다. 글린우드투자자문 측은 “당시 거래소에 상장된 유사 기업의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4배에서 최고 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1.05배의 가격에 유상증자한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자는 또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일동후디스는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