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A씨(40, 여)는 모 업체에서 케이크을 구입해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줬다. 아이들이 간식을 먹는 동안 잠시 집을 비운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A씨의 아들은 “케이크를 먹다 이상한 것을 씹어 이가 아프다”며 A씨를 황급히 찾았다. A씨는 집에 도착해 아이들이 먹은 케이크를 확인해보니 그 속에는 공업용 부품으로 추정되는 쇳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A씨는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해당 업체에 전화를 걸어 정황을 설명했다. 하루 뒤 업체에서 사과의 전화가 왔고, 해당 이물질을 회수하기 위해 담당자가 A씨의 집으로 찾아왔다. 담당자는 “혹시 이물질을 씹어서 이를 다쳤냐”고 물었고 A씨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삼켰으면 정말 큰일이 날 뻔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담당자와 업체 측은 이물질을 회수해 간 뒤 아무런 보상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아이들의 이가 부러지거나 다치지는 않았지만 해당 업체에서 이물질만 회수해가고 아무런 회신이 없어 기분이 좋지 않다”며 “하마터면 더 큰 사고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밝혔다. 식품은 제조에서 소비자가 최종 섭취하기까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 판매자, 제조자의 부주의 등으로 불가피하게 이물질이 혼입될 수 있다. 또한 쇳가루, 원료식물의 표피, 토사 등 일부 이물은 기술적 한계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이물 발견 신고접수현황에 따르면 발견된 이물의 종류는 벌레 46.4%, 금속 8.3%, 곰팡이 6.9%, 플라스틱 5.3%, 유리 1.2% 순이었다. 또한 이물이 들어간 단계는 소비단계 13.6%, 유통단계 7.7%, 제조단계 9.1%로 조사됐고 판정불가가 무려 44.6%를 차지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식품을 섭취 시 이물질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 그러나 A씨의 사례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을 먹던 중 이물질을 발견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물질로 인해 이를 다친 사람들도 명확한 증거 부족으로 업체 측의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식약청은 식품에서 이물질을 발견했을 때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이물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발견 일시를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이물이 발견된 제품을 밀봉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물을 분실-훼손하면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려워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식약청은 “식품 포장지, 구매 영수증을 함께 보관하고 가능하면 이물과 남은 식품의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며 “제조회사 고객센터나 인터넷에 우선 신고를 하거나 국번없이 ‘1399번(식품안전소비자신고센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특히 업체에서 가정에 직접 방문해 이물을 수거할 때는 ‘제품 수거 인수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청이 발표한 이물발견시소비자대응요령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식품안전소비자신고센터에 신고할 경우 식약청(시·군·구)에서 신고가 접수되고 소비·유통·제조단계 총 3단계에 걸쳐 이물 원인 조사가 이뤄진다. 식품안전소비자신고센터에 결과가 등록되면 인터넷 혹은 우편 등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물질로 인해 상해를 입거나 불편을 겪어 보상이 필요한 경우에는 제조회사 고객센터로 전화하거나 한국소비자원(대표번호 1372) 소비자단체에 신고할 수 있다. 제조회사 고객센터에 신고했을 경우 제조회사 직원이 소비자를 직접 방문해 이물 등 증거품을 확인하고 제조회사가 식품안전소비자신고센터로 보고하게 된다. 식약청에 접수가 되면 접수 및 조사 기관을 지정해 이물원인조사가 이뤄져 이에 합당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식약청에서 지정한 이물의 범위는 금속성, 유리조각 등 섭취과정에서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나 손상을 줄 수 있는 재질·크기의 이물로 3mm 이상 크기의 유리조각, 플라스틱 조각, 사기조각, 알류미늄조각, 칼날, 못, 스테플러침 등이 해당된다, 이외에도 쥐 등 동물의 사체 또는 그 배설물도 포함한다. 식약청이 지정한 조사대상 이물을 제외한 다른 이물들은 시·군·구에서 조사한다. 하지만 식약청은 조사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이물의 특성 상 다양한 경로로 혼입될 수 있어 객관적으로 이물 혼입원인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이물 분실 등 증거 불충분 또는 소비자의 조사거부로 조사가 불가능한 경우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이물을 버렸을 때 이물 선별 테스트 등을 할 수 없어 제조단계 조사가 미흡할 수 있고, 이물 발견 후 신고를 너무 늦게 했을 때도 이물의 변질로 조사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소비자가 포장지를 버렸을 때도 제품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가 힘들며 여러 식품을 함께 조리하다 이물을 발견했을 경우에도 어떤 식품에 원인이 있는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이물에 대한 모든 조사가 끝나면 소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물이 혼입된 경우 제품 교환 또는 구입가를 환급 받을 권리가 있으며 용기 파손 등으로 상해가 발생한 경우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소비자의 부주의로 이물이 혼합된 경우에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보상방법을 악용해 이물질을 허위로 신고하는 일명 ‘블랙컨슈머’들도 늘고 있다. 식약청은 이에 대해 “이물 발견을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식약청 등에 소비자의 이물 발견 신고를 거짓으로 보고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