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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투표율 OECD 국가 중 최하위, 정치발전 바라는 건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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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0호 김경훈⁄ 2012.04.16 13:19:43

새 봄, 빨간 색깔로 옷을 갈아입은 새누리당이 4·11총선에서 예상과 달리 압승을 거뒀다. MB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민주당은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개월 후, 12월19일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12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올해는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에 있어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선량을 뽑는 축제, 총선이 마무리됐지만 정작 울긋불긋 산야를 수놓는 봄꽃축제는 미뤄지고 있다. 쌀쌀한 날씨 탓에 개화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의 생태조건은 정직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다. 때맞춰 햇볕이 들고 비도 내려야(急時光雨) 봄꽃은 핀다. 봄 선거를 치르면서 때늦은 봄꽃을 그리워하는 건 다름 아닌 낮은 투표율 때문이다. 늦게 피는 꽃은 그렇다 치고 낮은 투표율로는 절대 우리 사회의 공동선(共同善)을 기약할 수 없다. 이번 19대 총선 투표율은 고작 54.3%였다. 그토록 정치발전을 바라면서 투표율이 낮은 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한 거다. 아무리 정치 혐오증이 깊다지만 정치 시스템은 사람이 바꾸는 거고, 그 사람을 제대로 뽑는 게 최우선이다. 그래야 정치발전이 온다. 투표 안 하는 사람은, 남의 눈 티끌은 대들보처럼 보면서 제 눈의 대들보는 애써 보지 않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 투표용지는 총알보다 강하다. 민주주의 꽃은 투표다. 정치는 투표를 먹고 자란다. 한 표가 모여 대한민국을 바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투표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선진국 평균은 74%다. 호주나 벨기에 같은 나라는 투표를 국민의 의무로 제도화했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직장을 구하는 데도 감점을 준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빠뜨릴 수 없는 필수요건인 셈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투표인증샷 등 SNS를 통한 투표독려가 많았다. 끼리끼리 이념과 사심을 드러낸 짜증나는 부류도 많았지만 오죽했으면 그러겠나하는 원론에는 공감이 갔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고 춤을 추겠다며 총선투표를 독려했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투표가 밥을 먹여 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고 했다. 투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고 삶의 질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게 결정되기 때문이란다. 어쨌든 투표는 해야 맞다. 투표와 정치발전은 정비례한다. 높은 투표율이 정치발전을 앞당긴다. 흔히 정치인은 주인이 되기 위해 하인의 자세를 취한다. 정치인이 모두 어진 게 아니듯, 그들을 뽑는 민초들이 모두 어리석은 게 아니다. 그런 가운데 참 인물과 거짓 인물을 가려내는 게 바로 투표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우문현답’). 투표참여다. 누구에게나 한 표는 공평하다. 투표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정직하다.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개표조작이 아니라면 말이다. 투표 참여도 안 하면서 정치발전 운운하는 사람들, 지청구를 일삼고 허풍을 떠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평평한 곳을 흐르는 물은 소리를 내지 않듯, 사람도 공평함 앞에서는 뒷말이 없다”(水平不流, 人平不語) - 김경훈 CNB뉴스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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