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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선정 전시]하정현, 유년시절의 순수함을 드로잉으로 그려내

진실된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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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0호 왕진오⁄ 2012.11.13 17:11:26

누구나 그림을 그릴 때나 일기를 쓸 때처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려고자 하는 욕구가 드러난다. 하지만 이성이 개입되는 순간 우리의 기억과 행동은 삭제되고 왜곡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순수한 순간은 무의식에 집중하는 시점으로 다가온다. 드로잉으로 내면에 잠재된 유년시절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유쾌함을 손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끄적이며 떠올린 화면을 선보이는 하정현 작가가 11월 14일부터 20일까지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도스에 'Draw without drawing'이란 부제로 작품을 건다. 작가는 표현 욕구를 의식적인 범위가 아닌 무의식적인 범위 안에서 표출하고자 하는데, 'Draw without drawing'이라는 역설적인 전시제목에는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행위 자체를 잊고 진실된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냄을 의미한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의미 없는 낙서로 보이는 그림의 형상과 흔적들은 대부분 하 작가가 지닌 유년시절의 기억을 나타낸다. 화면 위에서 보이는 손의 즉흥적인 움직임은 주로 작가의 어린 시절 살던 공간이나 그 공간 속에서 작가와 관계있는 대상들을 그리고 그 대상들 간의 사건을 그려낸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저 무언가 떠오르는 순간의 느낌을 온몸에 담아 캔버스 위에서 신나게 놀 뿐이죠" 의식을 배제하고 순간적인 흐름에 내맡긴 채 직접적으로 캔버스 위에서 행동하는 방식은 앙드레 메송이 창시한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 작가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캔버스와 물감이라는 조합 대신 나무 패널과 클레이를 활용한 페인팅을 선택했다. 도구를 통하지 않고 신체를 직접 사용해 만들어내는 드로잉은 마치 어린 시절 즐겨했던 찰흙놀이처럼 숨김없이 작가의 감정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하정현 작가가 프레임 안팎을 종횡무진하며 넘나드는 흔적들을 통해 마치 어린아이가 익숙하지 않은 색칠공부를 하는 듯 한 느낌으로 동심어린 무의식의 세계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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