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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시민단체 ‘태국판 4대강’ 반대, “국익창출이 최우선, 자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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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0호 김경훈⁄ 2013.01.21 11:52:05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행복한 집집마다, 행복한 이유는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집집마다, 불행한 이유는 제각각이다.” 일상의 담배 끊는 이유는 엇비슷하게 건강이다. 그러나 담배 피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여유와 명상, 습관과 중독 등… 새해를 맞아 톨스토이 소설에서 행복과 불행을 생각한 건 다름 아니다. 세계 1위 우리나라 수출품목들이 줄줄이 중국에 뺐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원초적 의문이 든다. 국가의 행복과 불행은 어디서 오는가? 새해 암울한 기사가 눈에 띤다. ‘조선업 세계 1위 중국에 내줬다.’ 지난해 세계 1위를 지키던 수출품목 12개를 중국에 내줬다. 이른바 ‘차이나 공습’ 이다. 기술 좋아진 중국과 값싸진 일본에 막힌 샌드위치 결과다. 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모두 61개다. 중국 1431개, 독일 777개, 미국 689개에 비하면 형편없다. 반도체·철강·선박·석유화학·자동차부품 등 전통적 강세분야도 곳곳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세계 7위 무역대국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국익창출 다변화에 힘쓸 때다. 세계 1위 조선업도 중국에 뺏겨 암울한 기사는 또 있다. ‘한국 기업의 태국판 4대강 사업수주에 환경연합 등 400개 단체가 현지에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태국 물관리 프로젝트는 12조 4천억원에 달한다. 태국의 수도 방콕을 관통하는 차오프라야강 6000km 등 25개 강 수자원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 4대강 참여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지에서 수주를 벌이고 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태국을 방문해 홍보활동을 했고 태국 총리를 초청해 브리핑하기도 했다. ‘태국판 4대강 사업수주’ 반대 소식은 1월15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나왔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일부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을 반국가적, 비애국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관계부처에 대응책을 강구했다. 시민단체가 반대운동을 한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에 진위여부를 확인했다. “사실이다”고 답변했다. 그는 다만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고 했다. 태국의 물관리 사업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과 우리나라 4대강 문제점을 덮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태국은 우리의 4대강 사업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4대강 해외수주는 국익과 직결 이명박 대통령 최대역점 사업인 4대강 공사 부실논란이 한창이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이다. 시민단체 입장에서 태국 물관리 사업수주 반대 움직임은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국경너머 남의 나라 환경문제를 걱정할 만큼 여유가 있는지, 그렇다면 전투기·초계함 수출은 왜 침묵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4대강 사업 성패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22조원 사업이 자연의 혜택으로 돌아올 지, 피해가 될 지 아직 모를 일이다. 또 임기 말 대통령의 ‘시민단체 재갈 물리기’ 주장도 위험한 발상이다. 사업수주는 국익과 관련됐기 때문이다. 국가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잣대는 두 가지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자만과 모럴해저드, 그리고 진정성이다. 기업과 사회가 자만하고 모럴해저드(도덕적 추락)에 빠지는 순간 국가는 망하기 시작한다. 편가르기에 치우치고 진정성을 잃어버리면 동반몰락이 기다릴 뿐이다. 국가의 명운은 여기서 온다. 곧 출범할 박근혜 새 정부의 복지예산만 100조원이다. 그 복지가 대세라면 그 밑천은 무엇으로 충당할 건가? 국익창출이 답이다. 길이라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듯, 비교해 너무 따지다보면 큰 걸 잃는다. 도유소불유(途有所不有), 비이부주(比而不周)다.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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