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정 지역에서는 주택 전세난이 심각합니다. 반면에 다른 지역에서는 임차인(세입자)을 구하지 못해 집주인이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세’라고 부르는 부동산 계약은 정확히는 ‘임대차 계약’입니다. 전세의 경우에는 부동산에 전세권 등기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다음은 전세기간(정확히는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흔히들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해 현재 집주인에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한다고 통보하고 새집을 계약했습니다.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집주인은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임차인은 새로 계약한 집의 보증금도 내야 하는데, 현재 집은 전세계약이 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난처한 상항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기가 좋고 주택의 임대차 수요가 많을 때는 많이 발생하지 않았던 일이, 경기가 안 좋아지자 종종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때 임차인들은 집 없는 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서러워하고만 있을 때가 아닙니다.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돈이 많은 세입자라면 여유 돈으로 이사 갈 집 보증금을 해결하고, 현재의 집주인에게는 시간적 여유를 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보증금은 세입자가 가진 전 재산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되도록 집주인과 잘 협의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잘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아래와 같은 절차로 진행하면 됩니다. 내용증명 우편의 발송 먼저 현재의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청구를 합니다. 전화를 걸어 통화내용을 녹음해 둘 수도 있지만, 편지를 보내는 것이 보다 명확합니다. 이때는 반드시 내용증명우편을 통해 발송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우편은 우체국에 가시면 간단히 보낼 수 있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다음으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합니다. 이는 임차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차권등기명령을 하여 놓으면 대항력과 우선변제적 효력이 유지됩니다. 다시 말하면 임차권등기명령을 한 후 이사를 가더라도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며, 설령 그 집에 다른 세입자가 들어와 살면서 대항력 및 우선변제적 효력을 취득한 경우라도 상관없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제도입니다. 사례처럼 집주인이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를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이 신청된 경우, 상당수의 임대인이 임대차 보증금을 어떻게든 구해가지고 와서 반환하는 일이 있습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도 등기부에 임차권등기명령의 사실이 기재되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난감한 일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이러한 사실을 고지해 되도록 빨리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협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보증금을 반환 받아야만 이사를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보전처분 재산 가압류 신청을 합니다. 만약 집주인이 나쁜 마음을 먹고 재산을 다 빼돌린다면 설사 임차인이 소를 제기해 승소 확정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집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판결문은 휴지조각이 돼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소송의 제기 가압류 신청 후에는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합니다. 이 소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3조에 의해 소액사건심판법을 준용하기 때문에 일반 민사소송보다 절차도 간략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만약 집주인이 보증금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경우라면 소제기 대신에 지급명령신청을 합니다. 지급명령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은 신청서만을 검토해서 바로 지급명령을 합니다. 지급명령은 소송비용(인지대)도 훨씬 싸고 시간도 2~3주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만약 집주인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집행권원이 되기 때문에 임차인에게 매우 편리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집행권원을 가지고 경매를 신청해 그 대금에서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 임대인 입장에서는 새로운 임차인은 들어오지는 않고, 나가야 할 임차인에게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해줄 돈은 없어 난감한 상황에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자신의 신용이나 재산 상태에 따라 ‘전세퇴거자금대출’의 이용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필요할 경우 가까운 금융기관을 찾아 문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들 Q. 임차인이 월세를 체납했습니다. 이사를 갈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면서 밀린 월세와 관리비를 빼고 줬습니다. 임차인의 허락 없이 임대인 마음대로 월세를 공제해도 되는 것인가요? A. 임대차 보증금 반환 시 연체한 월세 등은 임차인의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도 당연히 공제되는 것입니다. 임대인의 행위는 적법합니다. Q. 저는 집주인입니다. 임차인의 채무로 인해 임대차 보증금을 가압류 당했습니다. 이제 임차인이 이사를 갈 시점이 됐는데, 임대차 보증금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궁금합니다. 또 임차인이 월세를 미납했는데, 이 금액을 공제해도 되는지요? A. 차임채권에 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에도 임대차 종료 시까지 추심되지 않은 차임은 보증금에서 공제됩니다. 쉽게 말하면 월세를 공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월세를 공제하고 남은 임대차 보증금을 공탁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Q.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은 후 이사를 가려 합니다.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요? A.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은 후 이사를 가더라도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받을 권리가 보장됩니다. 따라서 아무런 걱정 없이 이사를 가셔도 됩니다. Q. 임차인의 채권자가 찾아와 임차인에게 받을 돈이 있으니, 임대인에게 임대차 보증금을 달라고 합니다. 줘야 하나요? A. 임차보증금은 임대차 기간 만료 시에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계약이 해지되지 않는 한, 설사 압류나 추심명령이 있었다 할지라도 임대차 기간 만료 전에는 보증금의 지급의무가 없습니다.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소송까지 제기하는 것은 좀 심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이사를 갈 수 없거나, 새로 계약한 집의 계약금을 손해 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