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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한솔뮤지엄을 가다]산속 치유와 명상의 공간

한솔 창업주 이인희 고문 소장품 300점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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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7호 왕진오⁄ 2013.05.20 13:27:14

울창한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간 산 정상 위, 돌담으로 쌓아올린 과거의 성곽 같은 건물이 눈길을 모은다. 한솔그룹(회장 조동길)이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 7년간 공사 끝에 완공한 전원형 미술관 한솔뮤지엄(관장 오광수)이 햇살을 받아 번뜩이는 위용을 뽐내고 있다. 처음 미술관을 짓고자 결정한 뒤 종이를 만들거나 미술관을 짓는 일도 나무를 베어야 하는 일이기에 고민이 많았다. 마침 오크밸리에 산악자전거장으로 활용되던 부지가 있어 미술관 터로 바로 결정할 수 있었다. 보통 도심이나 평지에 위치한 미술관 박물관과는 달리 한솔뮤지엄은 산 정상에 위치해 파란 하늘과 청량한 공기 그리고 꽃 내음이 대자연과 함께 관람객을 맞는 준비를 마쳤다. 한솔뮤지엄은 일본 나오시마의 지중미술관, 물의 사원 등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건축가 일본인 안도 다다오(Ando Tadao, 72)의 건축 성향을 그대로 옮겨 왔다.

80만 주의 패랭이꽃과 숲의 귀족으로 불리는 자작나무 380그루가 어우러진 '플라워 가든'을 지나 십자게이트를 통과하면 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잔잔한 물의 정원 '워터가든'이 나온다. 종이의 탄생부터 현재까지를 담은 국보 제277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주본 권제36을 비롯한 보물급 유물들의 전시와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뮤지엄 본관이 있다.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한 '스톤가든' 그리고 나오시마 지중미술관의 작품보다 우수하다고 자평하고 있는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관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국내 최초 전원형, 슬로우 뮤지엄 이곳 미술품들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맏딸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누나인 이인희(85) 한솔그룹 고문이 40여 년간 수집한 300여 작품들이다. 이 고문의 호를 따 '청조컬렉션'으로 불리는 수집품들은 한솔뮤지엄 청조갤러리에 약 100여 점이 소개된다. 전원형 뮤지엄, 슬로우 뮤지엄을 지향하는 한솔뮤지엄은 대지 22만평, 해발 275미터, 전체길이 700미터, 관람거리 2.3킬로미터로 총 관람시간은 2시간가량 소요된다. 뮤지엄 건축 및 조경에 약 60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곳곳의 휴식공간, 정원에는 1000만 달러를 호가하는 수베로, 자코메티, 헨리무어와 알렉산더 리버만 등 대형 조각 컬렉션이 산의 풍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한솔뮤지엄이 자랑하는 제임스 터렐관에서는 간츠펠트(GANZFELD), 웨지워크(WEDGEWORK), 스카이스페이스(SKYSPACE), 호라이즌(HORIZON)등 제임스 터렐(70)의 작품 4점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조성된 이 전시관에서는 올 6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의 작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교통이 편리한 공간에서 저렴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일출/일몰 프로그램은 개관 후에도 VIP와 멤버십 회원에게만 공개된다. 한솔뮤지엄 권준성 팀장은 "자연 속, 깊은 산속에 세워진 뮤지엄과 그 속에 있는 작품들이 어우러져 자연과 인간 그리고 자연과 예술이 새로운 삶과 소통의 길을 만드는 것이 한솔뮤지엄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문명 속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명상의 시간을 제공하는 치유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원형 뮤지엄, 슬로우 뮤지엄을 슬로건으로 국내에서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솔뮤지엄은 개관을 기념해 16일부터 '진실의 순간'전을 마련한다. 페이퍼갤러리에서는 종이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서 종이의 탄생부터 현재까지를 담은 국보와 유물들의 전시가 이루어진다. 여기에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의 컬렉션으로 구성된 김환기, 박수근, 이쾌대, 이중섭, 도상봉 등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회화에서부터 드로잉까지 엄선된 100여 점의 작품, 그리고 비디오 아트의 선구주자인 백남준까지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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