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콘텐츠를 바탕으로 현 시대의 현실적 또는 허구적 양상들을 포토 콜라주와 영상 작업으로 재구성하는 작가 이상현(59)이 진실과 허상의 이미지를 통해 상상의 세계를 구축한 작품을 5월 21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 펼쳐놓는다. '낙화의 눈물'로 명명된 이번 전시에 작가는 북한 인민군과 소녀시대, 레이디 가가, 마치 유에프오처럼 공중에 떠 있는 미사일과 로켓들을 등장시킨다. 하지만 방송화면을 통해 보이는 독특한 무대의상을 입는 가수나 제복으로 무장한 인민군의 모습, 뉴스에서만 보아 온 무기들에 사람들은 열광하거나 두려워하면서도 실제로 마주한 적 없어 허상처럼 느껴지는 대상들이다. 이상현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이미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 안에 숨겨 놓은 각각의 알레고리를 인지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면모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표상인 명품 마크를 가슴에 단 여성 인민군은 자의적이던, 타의적이던, 사회주의 사상을 따르는 그들 역시 욕망을 지닌 인간임을 드러낸다.
이렇듯 역사적 배경에서 발단된 그의 현대적 혹은 미래적 상상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미지로 탄생됐다. 작가는 꿈 또는 이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이들 중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채 모든 영역들을 오가며 현실 같은 허구, 허구 같은 현실을 생산한다. 이상현의 작업은 가시적인 사건 속에 숨겨 진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과도 같다. 하지만 그 진실이 실제로 진실인지, 허구를 뺀 진실이 진실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쩌면 진실과 허구가 완벽히 다르지 않으며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물음의 답은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