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신진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OCI YOUNG CREATIVES' 프로그램 제4기 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의 두 번째 전시로 이우성, 이주리 작가의 개인전이 6월 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미술관(관장 김경자)에서 펼쳐진다. 이우성은 '돌아가다 들어가다 내려오다 잡아먹다'라는 주제로 자아의 내려놓음과 채움에 관한 회화, 입체, 영상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전까지의 작업 키워드인 '세대', '우리'에서 한걸음 비켜서서, 소모된 자아의 자율성과 정체성의 회복을 위한 자기 훈련의 시간에 집중한다. 주로 인물과 사물을 파편화 하거나 일부분만을 응집한 시각을 통해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회화작품들을 위주로 입체, 영상 작품들까지 폭넓게 펼쳐놓는다. 15개의 패널로 제작된 회화 연작 '돌아가다 들어가다 내려오다 잡아먹다'는 비우고 떠난다는 함축적인 메시지가 표현된 대표 작품이다. 잘린 팔과 귀, 눈알, 치아와 같은 파편적인 신체는 칼이나 그릇, 의인화된 돌 등과 함께 책상 위에 놓여있다. 여기서의 절단된 신체는 메모지와 함께 놓여있는데, 누군가 흔적과 메모 몇 장을 남기고 훌쩍 떠난 것을 유추하게 한다. 이우성의 작품은 작가로서 끊임없이 생산만이 요구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려놓고자하는 예술적 치유의 과정에 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파편화된 인간 본선을 드러내면서, 공허해진 자아의 회복을 모색한다.
이주리는 'Lucid Dream'이라는 주제로 지배와 피지배의 권력구조, 욕망과 억압의 문제들을 탐구하는 드로잉, 회화, 입체작품들은 전시장에 펼쳐놓는다. 작가는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자각몽을 꾸는 갈등과 혼란의 상태를 상상적인 공간으로 표현한다. 자각몽은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채로 꿈을 꾸는 모순된 현상을 말한다. 인간은 이를 통해 원하는 상황을 꿈에서 경험하거나 확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주리는 마치 꿈을 꾸는 듯 현실의 요소들을 변형하고 새롭게 만든 기묘하고도 공격적인 형상들을 통해 기존의 권력과 억압에 대한 분노, 욕망을 표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작품들, 디테일이 주목되는 드로잉, 처음으로 시도되는 입체 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회화 작품 '마지막 도시'에서는 대형 캔버스 위에 불을 뿜는 용들이 붉은 핏자국 같은 흔적과 함께 보는 이를 압도한다. 마치 테러와 전쟁 같은 현장은 해체된 건축물과 꿈틀거리는 형상들로 가득하다. 현실과 판타지적 요소들이 사슬처럼 엉켜있는 이미지들은 착취와 억압, 약탈 등이 만연한 비정한 사회, 도시의 마지막을 암시한다. 이주리의 작품은 생성과 소멸이 동시에 일어나는 다차원적 공간임과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롯된 비인격적인 갑을관계, 기계에 대한 맹신, 인간성의 상실을 상기시키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도록 해준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