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회째를 맞는 ‘2013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2013, 운영위원장 김섭)’가 6월 5일 개막해 16일까지 11일 동안 전시에 들어갔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도시 중심에서 치러지는 국내 유일의 국제설치미술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매년 다른 주제로 환경과 도시 그리고 인간의 조화로움을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미술제의 주제는 ‘생명의 고리(The Circle of Life)’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태화강은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2년 이전까지 태화강은 급격한 산업의 발달로 ‘죽음의 강’이라고 불릴 만큼 오염된 하천이었다. 2002년 이후 강을 되살리려는 울산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지금은 연어가 돌아오고 수영대회를 개최할 만큼 밝은 강으로 탈바꿈 했다. 이런 자연회생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2007년부터 시작된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현재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멀게 만 느껴졌던 미술작품을 편하게 즐기는 ‘생명중심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제인 ‘생명의 고리(The Circle of Life)’에는 도시 속에 묻혀, 자연을 잊고 사는 우리들의 생명력을 되살리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현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연과 멀리 떨어진 채 하나의 기계부품처럼 사는 삶 속에서 자연과 연결된 자신의 생명력을 잊게 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그렇게 무뎌져 가는 생명의 약동을 일깨워주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초대작가 중에 한국 최고의 설치미술가로 잘 알려진 이승택의 ‘바람놀이’는 태화강변을 따라 100m 길이의 동아줄을 대나무로 세워 5m의 천조각 100개를 매달아 장관을 연출했다. 마치 머나 먼 세월을 거슬러온 태화강 바람이 현재의 도심에 새로운 생명에너지를 불어 놓고 있는 형상이다. 드라마 ‘아이리스1’에서 김태희 친구로 불렸던 배우 김혜진도 이번 설치미술제로 정식 미술가로 데뷔해 눈길을 끈다. 홍익대 미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짜임새 있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사방 25m 면적에 수십 개의 기둥을 세우고 기저귀 천 수백 장을 널어서 유년시절 엄마와 함께 했던 소중한 가족애를 표현했다. 또한 작년에 ‘시민이 뽑은 최고 인기작가상’을 수상했던 김연식 작가는 태화강변 십리대밭에서 채취한 200여개의 왕대나무로 거대한 설치물을 완성해 눈길을 모았다. 한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호주, 홍콩 등 10여개국 100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설치미술제에는 45점의 작품이 설치되고, 미디어박스에선 영상과 공휴일엔 행위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 울산현대백화점과 공동으로 ‘2013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참여하는 국내 초대작가의 입체와 평면 소품을 백화점 내 'H갤러리'에서 동시에 전시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