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 드 도쿄가 주최하고 전 세계 13개 국가 21명의 젊은 큐레이터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 '누벨바그(Nouvelles Vagues)'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이 한국인 지원자들의 기획서를 접수·선정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업무는 지난해 10월 서울시립미술관 주최로 진행된 1차 심사를 거쳐 선발된 3명의 기획자 중 팔레 드 도쿄의 최종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김해주 큐레이터의 '메모리얼 파크'가 누벨바그의 한 전시로 선정됐다. 공모의 최종심사위원으로는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막시밀리아노 지오니, 얀스 호프만, 장 위베르 마르탱, 그리고 팔레 드 도쿄의 디렉터 장 드 루아지 등이 참여했다. 누벨바그는 현대 미술에 있어 '큐레이터'의 역할에 대해 조명한다. 60,70년대가 비평가의 시대였다면 현대 예술에서는 큐레이터의 역할과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작가들 사이에서 아이디어와 비전 그리고 목표를 공유하면서 기존의 정치적, 미학적 관점을 벗어나는 새로운 방향을 지향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을 보여준다. 한편, 김해주 큐레이터의 '메모리얼 파크'는 퍼포먼스와 영상, 설치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통해 기억이 재생되는 공간으로서의 전시, 산책의 공간으로서의 전시를 제안한다. 웅대하거나 기념비적인 장치들을 배제하고 일상적이고 비역사적인 사건이 발생되는 수행적 경험을 병치한다. 6월 21일부터 9월 9일까지 팔레 드 도쿄에서 펼쳐지는 전시에는 차학경 작가의 영상 설치 '여정 풍경.1978'을 비롯한 그녀의 네 편의 영상작품과 함께, 전시 공간의 안과 밖을 아우르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매일의 일상에 궤도를 남기게 될 김소라 작가의 '한 점을 중심으로 하는 포화되지 않는 두 회전 운동'이 선보인다. 또한 텍스트와 움직임의 연동으로 정시장의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남화연 작가의 퍼포먼스 '가변크기'등이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이 전시는 각기 다른 세대이지만, 비슷한 관점을 공유하는 세 명의 작가가 만들어내는 산책의 경로를 통해, 가시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시 경험을 제안하게 된다. 왕진오 기자